국세청, 개발지역 부동산거래 두 차례 세무조사
탈세의심 454명…94건에 534억원 추징키로
국세청장 "부동산거래 검증 한층 강화할 것"
◆…(김대지 국세청장, 사진 연합뉴스)
김대지 국세청장은 2일 부동산 투기조사·수사 중간결과 정부합동 브리핑에서 "전국 44개 대규모 개별지역 등의 토지거래 내역을 분석해 탈세혐의를 정밀하게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국세청은 3기 신도시 내 토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편법증여가 포착되는 등 탈세혐의자 165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대상에 오른 지역은 남양주왕숙, 하남교산, 인천계양, 고양창릉, 부천대장,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예정지구 6곳이었다.
5월엔 분석 범위를 44개 대규모 택지·산업 단지 개발지역으로 넓히며 사실상 전국에서 발생한 토지 거래를 세무검증대에 올렸다. 당시 2차 세무조사에선 법인자금을 부당하게 유출해서 토지를 취득한 사주일가, 농지 쪼개기 판매수익을 누락한 농업회사 법인 등 289명이 탈세의심을 받았다.
김 국세청장은 이러한 세무조사를 착수한 결과 "현재 94건에 대해 증여세·법인세 등 약 534억원을 추징할 예정이며, 나머지 360건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밝힌 사례를 보면, 신고소득이 미미한 30대 A씨는 3기 신도시 예정지역 등 다수의 개발지역 토지를 취득했다. 국세청이 자금출처 부족 혐의로 조사한 결과, 이른바 '부모찬스'를 이용해서 변칙적인 대물림을 받은 것이었다. 국세청은 법인대표를 역임하며 고액연봉을 수령하는 아버지와 주택신축판매업을 운영하고 있는 어머니로부터 수억 원의 현금을 증여 받은 사실이 확인, 증여세 수 억원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조사 과정에서 허위 증빙 작성 등 부정한 행위로 세금을 포탈한 사례 2건을 적발,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할 예정이다. 또 개발제한구역 내 토지를 취득하면서 타인 명의로 등기하는 식의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사례 4건에 대해서도 관계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
김 국세청장은 "현재 조사 중인 360건에 대해서도 취득자금 편법증여 여부, 사업자의 소득세·법인세 등 신고 적정 여부를 정밀하게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청에서 통보된 탈세의심자료와 토지 취득이 빈번한 자 등을 정밀 분석해서 추가로 세무조사로 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부동산 거래를 이용한 세금 탈루행위에 대해 검증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세청 내 차장을 단장으로 한 개발지역 부동산탈세 특별조사단이 설치·운영 중에 있다. 조사단엔 전국지방국세청, 세무서 인력 200명이 포진되어 있는 상태다. 이곳에선 전국 44개 대규모 개발지역 내 발생한 일정금액 이상인 토지거래 내역을 분석, 탈세혐의를 검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