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급난 이유 특허 때문 아니야…재권 보호는 유지돼야 한다”
더가디언 “바이든 취임 후 美·獨 첫 대립…G7 균열 생길 수도”
“최소 한두 달 정도 걸릴 것…연말 각료회의 맞춰 합의 이뤄질 수도”
◆…코로나19 백신 주사 <사진 로이터>
미국을 따라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등 일부 국가들이 코로나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를 지지하고 나선 가운데 독일 측이 백신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내 WTO 내 합의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성명을 통해 “지식재산권 보호는 혁신의 원천으로 미래에도 유지돼야 한다”며 미국의 제안이 국제 백신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한, 현재 백신 공급난의 이유도 특허 때문이 아니라며 “문제는 특허가 아니라 생산력과 높은 품질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제약회사와 일부 국가 등은 생산 안전성과 향후 백신 연구개발에 대한 동기가 약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들어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에 반대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가디언은 이번 문제로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독일이 대립했으며 이로 인해 G7 내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백신 지식재산권이 면제되기 위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 모두 동의해야 하는데, 독일의 반대로 교착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미국의 발표를 환영하고 성명을 통해 가능한 한 빨리 이에 대한 회담을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WTO 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합의까지 “최소 한두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봤으며 올해 11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예정된 WTO 차기 각료회의에 맞춰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캐서린 타이 USTR 대표 또한, 이와 관련한 협상과 WTO 규정에 따른 보호를 포기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날 5일(현지시간) 미국은 코로나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유럽연합과 일부 국가들이 같은 입장을 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러시아는 의심의 여지 없이 이러한 접근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중국 또한, “공평한 합의에 이르기 위해 WTO하에서 건설적인 논의를 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세계보건기구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세계 7억 회분의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저소득 국가에서 접종된 백신의 비중은 0.2%에 불과했다.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의 주도로 100여 개 국가의 지지를 받아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을 면제하자는 안건이 WTO에서 논의된 바 있으나 미국과 영국 EU는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 합의가 무산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