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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신탁 이대로 좋은가]

② 신탁사 소송 물건 재분양하고 분양대금 반환은 '나몰라라'

  • 보도 : 2021.03.30 08:00
  • 수정 : 2021.03.30 08:00

신탁계약 해지 후 지급능력 없는 시행사에 떠넘겨
두 번의 분양대금으로 신탁사업 손실(비용) 충당

부동산신탁회사가 수분양자와 소송이 진행 중인데 이미 분양된 아파트를 재분양한 뒤 기 수분양자가 납입한 분양대금 반환은 지급능력이 없는 시행사에 떠넘겨 수분양자가 분양대금을 사실상 반환받을 수 없게 된 사례가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모 자산신탁회사는 아산의 한 아파트의 수분양자간 '매매대금 반환 청구소' 1심 재판 진행 중 수분양자가 기분양받았던 아파트(분양대금 반환을 요청한 세대)를 재분양했다. 그런 다음 자산신탁회사는 재분양한 돈을 수분양자에게 반환하지 않고 해당 아파트 신탁사업의 손실을 메우는데 충당해 버렸다.

이 회사는 1심 소송 중이던 시기에 원고(수분양자)들이 분양받았던 세대를 '분양계약 해제'를 이유로 재분양 했다.

이 자산신탁회사 관계자는 “분양계약이 해제되면 소급하여 분양계약이 없었던 것으로 되며 분양계약 목적물인 아파트의 권리를 포기한 것이므로 재분양은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 회사가 재분양을 한 시기는 1심 재판이 진행 중일 때였다. 1심 재판은 수분양자들이 자산신탁회사측에 분양계약 해지를 요청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수분양자들이 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었다. 부동산신탁 회사는 사정이 이러한데도 1심 재판이 진행 중 '분양계약 해제'를 이유로 재분양해 버린 것이다.

부동산신탁회사측은 “재분양한 분양대금은 관련 계약에 따라 적법하게 사용했으며 구체적인 정보는 '금융실명거래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공개할 수 없다”고 발뺌했다. 

1심 판결문 자료에 따르면 이 사건과 관련된 재분양금액은 25.6억원인 반면 반환해야 할 분양대금은 5.6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분양자들이 반환을 요청한 분양대금은 대부분 계약금과 중도금 수준인 반면 재분양금액은 전체 분양금액이다.

이처럼 재분양 대금이 월등히 많았다면 서민들의 분양대금을 지켜주는 것이 선분양보증제도의 취지라는 것을 감안하면 분양대금부터 반환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는 것이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게다가 재분양대금은 부동산신탁회사와 위탁사(시행사) 사이에 체결한 신탁계약의 충당순서에 따라 손실(또는 비용)에 충당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로써 원고인 수분양자에게 반환하게 될(해야 할) 분양대금이 사라진 것이다.

신탁회사는 1심이 진행 중이던 시기에 위탁사(시행사)에 신탁계약 해지를 통보해 시행사와의 신탁계약을 해지 후 문제의 아파트를 재분양하는 절차를 밟았다.

신탁회사는 신탁계약 해지를 시행사에 통보한 것으로 신탁의무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했고, 적자 사업의 손실 규모를 줄이기 위해 채권부터 챙기는 쪽으로 집중했을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추정했다. 

그러나 1심인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원고인 수분양자들의 손을 들어줘 신탁회사로 하여금 분양대금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그런데 2심에는 부동산신탁회사의 의도가 먹혀 들어갔다. 2심 법원은 '약정에 기한 자조매각권(2009년 대법원 판례)'을 들며 신탁회사측 손을 들어줬다. 신탁계약 해지 후라도 해당 신탁사업에서 반환받지 못한 비용 등이 있다면 신탁재산을 처분해 그 비용에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물권(세대)에 대해 이중(二重)으로 분양하고 분양대금을 두 번 받은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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