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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진단] 공공임대에 무게를 둬야 하는 이유

③ 분양은 투기 부채질…'공공임대' 위주 공급 절실

  • 보도 : 2021.03.30 07:10
  • 수정 : 2021.03.30 07:10

'분양'은 투기꾼 먹잇감, 임대 늘려 안정적 공급해야

광명시흥 지구 40% '민간 분양', 투기 위험성 높아

서울 공공임대주택 비율 6.4%, 주요 국가보다 적어

"신혼부부·청년층 안정적 주거 사다리 위한 최적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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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세대와 신혼 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해 신속하고 많은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2·4 공급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대규모 주택 공급을 위해 정부 부지와 녹지를 개발하더라도 '공공 임대'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양 방식은 시세 차익을 얻어 투기를 부추길 수 있는 소지가 강한 만큼 공공임대를 통해 무주택자 등 서민이 주거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공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주택공급방안을 보면, 신규 택지 개발에서 '민간 분양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6번째 3기 신도시로 선정한 광명시흥 지구의 전체 공급물량 7만 가구 중 약 40%를 차지하는 약 2만8000 가구를 민간 분양으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광명시흥 지구의 신규 주택은 인근 아파트 시세의 70~80%에 해당하는 저렴한 가격에 분양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 민간 건설사 등이 분양하는 주택은 최종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 LH 사태·MB 보금자리주택 '분양 방식'…투기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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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서울 도심권 내 가장 큰 보금자리주택 지구인 서울강남(세곡)지구를 시세보다 반값에 가까운 분양가로 공급했지만, 몇 년 사이 4배 가까이 분양가가 뛰면서 '로또 분양'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과거 사례 등을 봤을 때 민간 분양 방식은 투기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LH 직원들이 보상금을 노리고 광명시흥 지구의 100억원대 토지를 투기성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이 연일 불거지고 있다. 일부 직원들이 1000평 이상의 땅을 매입한 것으로 의혹이 일고 있고, 이 땅에 나무를 촘촘히 심어 평당 100만원의 보상금을 받으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정부가 보상 방식으로 대토보상을 언급하면서 직원들이 약 4000㎡의 면적을 4명이서 지분 쪼개기로 투자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토보상이 나오는 기준이 면적 1000㎡ 이상이라는 점을 이용해 보상을 최대한 받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LH 투기의심자는 대토보상에서 배제하고 해당 농지를 강제처분한다는 방침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의 핵심 주택공급대책이었던 '보금자리주택' 사례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정부가 2009년 선정했던 서울 도심권 내 가장 큰 보금자리주택 지구인 서울강남(세곡)지구는 시세보다 반값에 가까운 분양가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당시 정부는 서울 강남에 5000가구(94만㎡), 서울 서초에 3000가구(36만3000㎡) 등 4곳을 시범지구로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약 85%는 그린벨트였다.

이명박 정부는 그린벨트를 풀고 훼손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이들 지역은 결국 '로또 분양'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2010~2011년 분양됐던 세곡푸르지오의 분양가는 평당 평균 1000만원 내외였다가 지난해 4500만원까지 뛰었고, 강남LH e편한세상의 경우에도 지난해 평당 4400만 선에서 거래됐다. 이명박 정부가 낮은 가격으로 분양한 아파트가 시세차익을 올리는 수단이 된 셈이다.

■ 서민 주거 보장…'공공임대'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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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2014년 6.4%에서 지난해 8%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D) 평균인 10%에 못 미친다. (자료=서울연구원 도시정보센터)

이러한 이유로 현재 진행되는 주택공급 사업도 공공임대 위주로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 부지에 주택을 짓더라도 분양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이른바 '로또 분양' 시비가 일 수 있는데 비해 임대주택이 공급되면 개발이익을 환수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서민 주거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서울의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주요 국가와 비교해 낮은 편에 속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에 따르면 서울의 공공임대주택은 지난해 기준 전체 물량의 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0%보다 낮다. 네덜란드 32%, 오스트리아 23%, 덴마크 19%, 스웨덴·영국 18% 등 유럽 국가의 사회주택 평균 공급률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주거 안정이 시급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혼 부부와 청년 세대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8·4 공급대책을 발표하며 태릉골프장을 비롯해 수도권 유휴 부지를 활용하고 재건축 용적률을 완화해 서울과 수도권에 13만 2000호를 추가 공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공급 방식을 바꾸지 않은 채 무작정 공급만 늘려선 투기와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측은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시급한 사안이나 공공성을 위한 공공사업의 경우에도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할 일이었다"며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공성이 높은 장기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기보다는 주변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분양함으로써 시세차익의 사유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도 공공임대 확충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시장에서 주택을 제대로 마련할 수 없는 계층을 위해 실수요만 존재하는 그런 시장을 만들면 된다"며 "싱가포르의 경우 땅이 좁고 인구는 많아 서민들이 비싼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자 토지임대부주택 같은 제도로 해결했는데, 상당한 복지 논리가 들어간 것"이라며 공공임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2·4 대책의 경우 공공주도로 가는 건 과거와 비교해 좋은 방향은 맞다"면서도 "근본적으로 투기 분위기가 있는데 민간에 분양하는 방식은 적절치 않다. 환매조건주택 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장기임대주택을 점차 늘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도 "현재 추진 중인 주택공급대책은 7~80%가 분양 주택"이라며 "급격하게 수도권의 공급을 확대하고 시행 권한을 LH나 SH 등에 위임해 부정부패를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가 공공개발을 미명으로 내걸었지만 결국 투기를 조장했다"며 "투기 수요가 아닌 실수요에 맞춰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민 80%, 공공임대주택 확대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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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엠브레인퍼블릭 제공]

국민들도 공공부지를 활용한 주택보급 방식으로 분양보다 임대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 경기, 6대 광역시 거주 만 20~69세 남녀 10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87.2%(매우 긍정 30.7%+긍정 56.5%)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응답은 12.8%(매우 부정 2.1%+부정 10.7%)에 그쳤다.

특히 공공부지 주택 공급 방식으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4.8%)이 분양보다 '임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대주와 기혼자를 비롯해 연령이 높아질수록 '임대'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분양' 선호 비율은 2·30대 청년층과 학생, 경제적 중·상위 계층, 전세 임차가구, 2주택 이상 보유 가구 등에서 비교적 높았다.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대해 긍정적인 이유는 '저렴한 비용으로 주거문제 해결이 가능해서(61.1%),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18.5%), '계층 간 소득불평등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13.5%) 등으로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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