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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진단] 공공임대에 무게를 둬야 하는 이유

② 실효적 공급 방안은?…정부부지·그린벨트 확보 관건

  • 보도 : 2021.03.30 07:05
  • 수정 : 2021.03.30 07:05

민간 부지 개발, 토지주 저항·보상금 지급 등 난제 많아

정부 부지 주택 공급, 수용비 없이 신속한 추진 가능

수도권 녹지·그린벨트 활용도 검토해야…녹지율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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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4 대책을 통해 대규모 주택공급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정부 소유 부지에 공공임대주택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가가 민간 부지를 수용해 재개발하는 방식은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어 정부가 가능한 많은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선 일단 현실 가능한 정부 소유 부지에  주택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 부지는 보상금 지급 논의 등 별도의 수용 과정이 없어 신속한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토지 수용비가 들지 않아 집값 부담이 적어진다고 평가한다.

■ 정부 부지 개발 검토…태릉골프장·육사·김포공항 등 물망

정부도 이러한 장점을 고려해 국가 소유 택지에 대한 공공주택지구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달 17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태릉골프장 부지는 올해 하반기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추진하고, 서울조달청 부지는 임시청사를 먼저 이전한 뒤 부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기간을 단축할 것"이라며 "서울 서부면허시험장 대체 부지 확보도 경찰청과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해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미 예정된 부지 이외에 새로운 공급부지로 서울 태릉 육군사관학교 부지와 김포공항 부지가 거론되고 있다. 최근 태릉 골프장 부지의 개발이 구체화되면서 지난해 8·4 대책에서 제외됐던 육사 부지가 다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태릉 골프장과 육사 부지를 합하면 약 164만㎡에 이르는 만큼 대규모 주택을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이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릉 골프장 이외에 정부가 소유한 골프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하남시 성남GC(124만8680㎡), 용인시 88CC(282만3445㎡), 경기 광주시 뉴서울CC(294만7093㎡)는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골프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골프장 부지에 최소 15만호 이상의 공공임대가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이 골프장들은 태릉 골프장(69만8995㎡)보다 면적이 넓고 토지 조성원가가 낮아 공공임대주택 공급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남GC의 경우 과거 미군이 사용하던 골프장이었지만, 평택 기지로 이전하면서 지금은 폐쇄돼 있다.

경기 용인시에 있는 88CC도 국가보훈처 소유로, 주변에 이미 아파트 단지가 있어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어 적합지로 고려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소유의 뉴서울CC는 신분당선 판교역과 두 정거장 차이로 서울 출퇴근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김포공항 부지 역시 물망에 오른 정보 소유 토지 중 한 군데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달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여당 공약으로 "김포공항 기능을 인천공항에 이전하고, 그 부지에 스마트시티를 구축하자"며 "김포공항 부지는 여의도의 10배인 만큼 서울 도심 주택 공급 문제 해결의 최적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김포공항 부지를 활용하면 20만 가구를 수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울 서부권과 경기 일부의 고도제한 문제, 소음 민원 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또 박 의원은 국가 부지의 장점을 살려 공공개발과 공적 분양이 가능하고 마곡, 상암 등 주변의 특화 지구들과 연계해 서울 전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육사와 김포공항 모두 공공 부지로 별도 협의 과정없이 속도감 있는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과거에도 여러 차례 논의대상이 된 것으로 안다"며 "향후 후속 대안이 필요할 경우 또 다른 공급 카드로 논의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헨리 조지 사상을 최초로 연구한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 역시 공공부지에 임대하는 방식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교수는 "과거 박정희 정부 시절에는 정부가 민간 토지를 강제로 수용해 개발이 가능했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며 "공급만으로 집값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정부 소유 토지를 활용해 임대를 늘리는 방법도 함께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녹지 활용 재검토해야…"서울 녹지, 전체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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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녹지 및 오픈스페이스 비율은 전체 면적의 30.9%로, 뉴욕·도쿄·파리 등 주요 국가보다 여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서울연구원 도시정보센터)

이처럼 국가 부지에 임대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공급신호를 지속해서 보내 부동산시장의 안정화를 꾀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내놓은 대규모 물량에 비해 확보 가능한 부지는 한정적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녹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주택 공급의 논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수도권 유휴부지 개발, 주거·상업지 비율 재조정을 비롯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해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린벨트 해제는 2018년 국토부가 보존 가치가 낮은 3~5등급 지역의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한 바 있지만, 당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반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방안을 마련하면서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7월 홍 부총리가 해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다시 그린벨트 활용 가능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여당 일부 의원들도 당시 그린벨트 해제 필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민주당 대표 선거 당시 이낙연 의원은 "필수불가결한 곳이 아니라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내놓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고, 김부겸 전 의원은 "그린벨트 해제는 가치 출동 문제"라면서도 "국민 주거권 안정과 관련해 양보할 가치가 어디까지인지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주택 공급을 위한 서울의 그린벨트 해제가 불가능한 얘기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 그린벨트 면적은 149.13㎢로, 이 가운데 보존가치가 떨어지는 3~5등급 지역은 약 29㎢로 전체의 20% 수준이다.

서초구가 23.88㎢로 면적이 가장 넓고 강동구(8.17㎢), 강남구(6.09㎢), 송파구(2.63㎢) 등 순으로 그린벨트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구와 은평구, 강북구 등 북쪽에도 그린벨트가 많지만 이들 지역은 대부분 산으로 이뤄져 택지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다.

이에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동, 수서역 인근 등 이명박 정부 때 보금자리주택을 개발하고 남은 땅들이 추가 택지 후보로 거론돼 왔다. 이들 지역은 훼손 지역이 있어 보존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고, 평지라 개발이 용이한 데다 시장의 파급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여 1순위로 꼽히고 있다.

공원 등 녹지 비율도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여유가 있는 편으로 조사됐다. 서울연구원의 토지이용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서울의 녹지 및 오픈스페이스 비율은 전체 면적의 30.9%로 뉴욕(26.9%), 도쿄(6.5%), 파리(7.4%), 싱가포르(8.1%) 등 주요 국가의 녹지율보다 높은 수치다. 다만 런던(38.2%)보다는 녹지가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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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공원 등 녹지 공간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자료=서울연구원 도시정보센터)

서울의 녹지는 1965년 당시 40개소, 4만9629㎡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 2010년 5432개 녹지대로 늘어났다. 특히 19070년대 말부터 녹지 면적이 많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1979년 128만㎡로 녹지면적이 증가했고, 2년 후인에는 200만㎡를 넘어섰다. 이어 1990년 500만㎡, 1997년 700만㎡, 2007년 993만㎡로 면적이 늘어났으며, 1년 후인 2008년 1308만㎡를 초과했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의 그린벨트를 풀면 강남권의 임대주택 공급은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과거 이명박 정권 시절인 2009~2010년 정부가 강남구와 서초구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2만여가구를 공급한 바 있다. 반면 이들 지역의 그린벨트 가용면적에 최대한 택지를 조성해도 1만 가구 이상 공급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 '투기억제 장치 마련'…그린벨트 해제 전제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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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지구의 땅과 시흥시 그린벨트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전문가들은 그린벨트 해제를 이용해 이익을 얻는 투기 수요는 강력히 억제할 수 있는 제도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광명시흥 신도시 땅 매입으로 직위 해제당한 LH 직원이 3기 신도시뿐만 아니라 해제가 거론된 시흥시의 그린벨트까지 사들인 것으로 확인되는 등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반대 의견도 상당해 녹지 개발 및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을 위해 국토부가 직권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는 있지만, 서울시가 개발 인허가를 해주지 않으면 주택 신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강남권 그린벨트를 풀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은 지난달 25일 한 지상파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 서초·송파구 등 강남권 그린벨트를 해제할 계획이 없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윤 차관은 "작년 8·4 대책을 마련할 때 서울 강남지역 그린벨트를 풀자는 의견이 나왔고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됐다"며 "하지만 당시 미래 세대를 위해 서울에 남겨놓는 땅도 필요하다고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도 지난해 당정이 부동산 공급 대책의 일환으로 강남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자 "서울시는 미래 자산인 그린벨트를 흔들림 없이 지키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광역지자체가 반대 입장을 확고히 하는 가운데 국토부가 직권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래 세대를 위해 한 뼘의 녹지도 양보할 수 없다는 고(故) 박원순 시장의 유지를 이어가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실효적인 공급이 가능한 대상지 선정과 공급 방식이 관건으로 부각된다. 서울 내에서도 입지가 좋은 땅을 발굴해 택지로 조성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지난해 5·6 부동산 대책에서 나온 용산 정비창 개발 방안과 비슷한 파급력을 줄 수 있는 지역은 그린벨트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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