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경제 > 경제

[주택공급진단] 공공임대에 무게를 둬야 하는 이유

① 역대급 83만호 주택 공급, 최적의 해법은?

  • 보도 : 2021.03.30 07:00
  • 수정 : 2021.03.30 07:00

전국 83.6만호 주택 공급…합산 200만호 역대 최대

공공택지 선정 관건…"정부부지·녹지 최대한 활용해야"

3월 이후 서울 집값 안정세…"확실한 공급신호 보내야"

조세일보

◆…정부가 83만6000호의 주택을 공급하는 2·4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택지 선정과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2·4 부동산 대책으로 83만6000여호의 대규모 공급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 강력한 공급신호를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정부 소유 토지를 활용해 분양보다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게 부동산 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 공공임대에 무게를 둬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정부 부지 또는 녹지를 활용해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늘려야 신혼부부 및 청년층의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공부지를 활용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여러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정부 부지에 공공임대주택을 짓게 되면 '신속한 공급'이 가능하다. 서울 동자동 쪽방촌 개발의 사례만 봐도 토지주와 소유주들의 반대가 심하다. 민간 소유주들을 설득하더라도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보상금을 논의해야 하는 만큼 공급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정부 부지를 활용하면 보상·의견 수렴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빠르게 집을 지을 수 있다. 집값상승과 전세값 폭등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은 언제 될지도 모르는 민간주택공급을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 

둘째, 정부 부지를 활용하면 민간 개발에 비해 파격적으로 저렴하게 주택을 지을 수 있다. 토지를 매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축비의 일정액은 민간건설회사에 토지의 일부를 넘기는 대가로 상계하면 된다. 

셋째, 토지 개발이익을 환수할 필요가 없고 투기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낮다. 과거 '반값 분양'으로 화제를 모았던 재개발 지역도 시간이 지나면서 분양가가 뛰어 '로또 분양'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개발이익을 노리는 투기성 분양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소유권을 갖기 때문에 개발이익을 환수할 필요가 없다. 개발이익을 무주택자들이 공동으로 누리게 되는 것이다. 

넷째, 공공주택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므로 원칙적으로 분양 목적이 돼서는 안된다. 도로나 철도, 공항, 항만을 분양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공공주택을 분양하는 순간 더 이상 공공재가 아니라 사유재산이 된다.

다섯째, 공공임대는 공공분양에 비해 '공평'하며 '지속가능'하다. 분양은 분양을 받지 못한 대다수 서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길뿐만 아니라 미래의 청년들에게 공급할 신규주택을 지속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문제를 유발한다. 즉, 분양은 물량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분양받지 못한 사람들과 미래의 청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하지만 임대는 영원히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 적으면서 주거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수혜자가 많다는 잇점이 있다. 문제는 서울시와 경기도의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지만, 양질의 공공임대주택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여섯째, 일자리가 집중된 지역에 맞벌이 부부를 위한 양질의 공공임대주택 물량을 늘리고, 출퇴근 걱정이 없는 은퇴자들에게는 도심외곽에 양질의 임대주택을 제공함으로써 맞벌이 부부의 출퇴근, 일·가정 양립, 자녀 양육과 돌봄 등 사회적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려면 도심과 변두리 곳곳에 임대주택이 우선적으로 공급돼야 한다.    

■ 정부의 개발계획은?

앞서 정부는 지난달 4일 지자체·공기업과 함께 주도해 2025년까지 서울 32만호를 포함해 전국에 83만6000호의 주택 부지를 추가 공급하는 내용의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20여 차례 넘게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 오름세가 꺾이지 않자 대규모로 물량을 공급하는 25번째 대책을 꺼내 든 것이다.

조세일보

◆…(자료=국토교통부 제공)

이번 공급은 기존에 추진 중인 수도권 127만호 공급계획과 합치면 약 200만호 이상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5년까지 수도권 약 61만6000호(서울 약 32만호), 지방 약 22만호 등 전국에 총 83만6000호 신규 부지를 정부가 확보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2018년 12월 1차 3기 신도시를 발표했고, 지난해 8·4 대책을 통해 수도권에 13만2000가구를 공급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정부는 전체 83만6000호 중 약 57만3000호를 도심 내 신규 사업을 통해 확보하고, 나머지 26만3000호는 신규 공공택지 지정 등을 통해 확보할 방침이다. 특히 서울에 공급될 예정인 32만호는 분당 신도시 3개 규모에 맞먹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역세권, 준공업지역, 저층 주거지 등의 고밀 개발을 추진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과 LH 등이 사업을 주도하는 '공공기관 직접시행 정비사업', 도시재생에 정비사업을 가미한 '주거재생 혁신지구 사업' 등은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하지만 대규모 공급대책이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라는 암초를 만나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초 당정은 이달 중으로 2·4 대책을 추진하기 위한 후속 법안을 통과시키고, 6월 전에 시행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지난 12일 국회 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상태다.

그러자 정부는 '공공주도형 부동산 공급 대책'은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방침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공공주도형 부동산 공급대책은 어떤 경우에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2·4 대책 추진 의지를 재차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2·4 공급 대책 중 도심개발사업과 관련해 우수한 후보지를 3월 말까지 공개하고, 15만호 규모의 잔여 신규 공공택지 입지도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검증을 거쳐 4월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정부 부지 활용, '속도감' 있는 공급 필요

조세일보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일대 건물 외벽에 공공주택지구사업 계획에 반발하는 동자동 주민대책위원회가 설치한 공공주택 토지 강제수용 결사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어떤 부지에 대규모의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는 데 있다. 국토교통부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 등의 후보지를 5월에 공모하고 7월 중 1차 후보지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83만여 호의 공공주택을 보급하기에는 부지가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2·4 공급 대책 중 약 57만3000호는 도심 내 신규 사업을 통해 추진하기로 했지만, 민간과 토지주들이 호응해야 실질적으로 진행이 되는 만큼 실효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수익성이 좋은 서울의 주요 재건축 단지는 공공 주도 사업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뿐더러 재개발 조합도 정부의 토지 수용 방식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공공 재개발을 추진 중인 동자동 쪽방촌의 경우 세입자들은 비싼 임대료 탓에 정부 사업을 반기는 반면 집주인들은 보상금이 낮다며 난색을 보인다. 정부는 이 지역에 2026년까지 이주를 완료하고 2030년 택지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쪽방촌 집주인들이 재개발에 반대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시세 대비 낮은 보상금 때문이지만, 대부분 투자 목적으로 사들인 경우가 많아 재개발 반대 심리가 거셀 것이란 게 전문가의 중론이다. 송문희 정치평론가는 지난달 10일 KBS1 라디오 '정용실의 뉴스브런치'에 출연해 "서울 쪽방촌 등기부 조사 결과, 강남 건물주라든가 지방 부유층 등이 주로 실소유주로 많이 갖고 있었다"며 "비싼 임대료를 받기 때문에 주민 혈세가 고스란히 건물주나 토지주에게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민간 부지를 수용해 재개발하는 방식은 소유주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 소유 토지를 활용하는 게 신속한 주택 공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소유 토지는 별도 수용 절차가 필요없을 뿐만 아니라 보상금을 두고 갈등이 생길 소지가 적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정책 전문가는 "과거 사례를 볼 때 민간 분양을 전제로 한 민간 부지 개발은 10년 이상 소요돼 주택 확보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았다"며 "김포공항 부지, 태릉골프장 부지, 태릉 육사 부지 등은 국가가 갖고 있으므로 이러한 부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함으로서 부지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 아파트값 안정세…"신속한 부지 선정 중요"

조세일보

◆…2·4 공급대책 이후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일러스트=클립아트코리아)

2·4 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는 점도 속도감 있는 공급대책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들어 현 정부 출범 이후 계속 오르기만 했던 집값의 상승 폭이 낮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지난달 둘째주 전주(0.10%)에 비해 0.09%로 상승률이 낮아졌다. 이달 들어선 첫 주와 둘째주 모두 0.07%로 더 떨어졌다.

'아파트 매도자 우위' 지수도 2월 첫 주 109.8에서 지난주 90.3까지 10 가까이 떨어졌다. 이 지수는 0∼200까지 수치 중 0에 가까울수록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이런 영향으로 아파트 거래량도 최근 들어 줄고 있는 추세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주간 거래량이 지난해 12월 1855건에서 지난 1월 1497건, 2월 1339건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각종 지표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어 신속한 주택 공급 계획을 내놓았을 때 매수심리 안정과 공급 기대감 확산 등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4 대책의 핵심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과 관련한 입지에 대해 지자체가 지금까지 172곳을 제안하는 등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지자체가 제안한 부지는 이달 말부터 7월 예정지구 지정 전까지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입법 일정이 지연될 경우 시행령 등 하위 법령의 입법 절차를 단축해서라도 7월 예정지구 지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출생 :
  • 소속 :
  • 학력 :
  • DID :

상세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