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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개정세법 평가](2)

고소득자만 '봉'…'無稅 근로자 증세' 외면했다

  • 보도 : 2020.12.07 06:00
  • 수정 : 2020.12.07 06:00

조세일보

◆…국내 근로소득세 부과 대상 가운데 면세자는 2018년 기준 722만명으로 38.9%에 달한다. 근로소득자 열 명 가운데 네 명은 세금을 한 푼도 안 낸 것이다.(사진 연합뉴스)

고소득자만을 대상으로 한 증세(增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특정 계층에겐 세금 부담을 더 짊어지게 하는데, 소득이 있어도 한 푼의 세금(근로소득세 등)을 내지 않는 근로자들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거리가 멀면서, 과세체계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공평 과세' 말하며 '면세 근로자' 방치

그간 소득세율은 오로지 고소득자만이 타깃이었다.

2009년 당시 35%의 소득세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은 8800만원 초과였는데, 2011년 세법을 개정하면서 연 소득이 3억원을 넘는 근로자에게 38%의 최고세율을 적용하는 체계로 바꿨다. 이후 2013년 세법개정 땐 최고세율 과표 구간을 1억5000만원으로 떨어뜨렸고, 2016년은 과표 5억원 초과 구간을 새로 만들어 40%의 세율을, 이듬해엔 최고세율을 42%까지 끌어올렸다.

올해도 부자만 콕 짚은 증세가 이루어졌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라, 내년부터 연 소득이 10억원을 넘는 근로자에겐 45%라는 살인적인 세율이 적용된다. 최고세율 인상으로 직접적 영향을 받는 대상자는 약 1만6000명(2018년 귀속 기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연간 9000여억원, 1인당 평균 5600여만원의 소득세를 더 내야 한다.

명목 소득세율 기준으로 이른바 '3050 클럽(인구 5000만명 이상,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국가)'의 평균(43.3%)을 웃돌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에서는 7번째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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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납세자가 '세금은 공평하다'는 인식을 갖지 못할 것 같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8년 현재 근로소득자 중 면세자 비율은 38.9%(약 772만명)다. 면세자 비율은 2016년 43.6%, 2017년 41%, 2018 38.9%로 매년 낮아지는 추세이나 여전히 미국(30.8%)·캐나다(17.8%)·일본(15.5%) 등 다른 국가에 비해 한참 높다.

수년간 소득세 과세체계가 손질되어 왔지만 중산·저소득층이 적용받는 과표 구간의 세율은 건드리지 않고 있다. 2008년 당시 1200만원 이하·4600만원 이하 구간에 각각 8%·17%의 세율이 적용됐는데, 2010년엔 이 소득구간 세율은 6%·15%로 내려간 이후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8800만원 이하 구간도 24%의 세율이 10여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납세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선 조세원칙에 부합되도록 과세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용민 인천재능대 세무회계과 교수는 "고소득자에게만 세부담을 계속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골고루 세금을 거두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화 가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이번 소득세 최고세율은 인상은 재분배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는데, 증세가 공평하게 이루어지지 못 했다"면서 "면세점을 낮춰 대다수 근로자가 소득세를 부담한다면 고소득 조세저항도 덜하고 납세순응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만에 간이과세제 개편…전문가들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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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과세기준 상향 홍보하는 더불어민주당(사진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고자 20년 만에 개편(관련 개정안 국회통과)된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제'도 논란을 안고 있다.

현재 일반과세 사업자는 매출액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내는데, 1년 매출이 연간 4800만원을 넘지 않는 간이과세자는 업종에 따라 매출액의 0.5~3%에 해당하는 낮은 세율로 부가가치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 매출액이 3000만원에 미치지 못했을 땐 아예 세금납부 의무가 없다.

내년부터 간이과세를 적용받는 기준금액이 8000만원(부동산임대업·과세유흥장소 사업자는 현행)으로 오른다. 부가가치세 납부의무가 면제되는 기준금액은 4800만원까지 뛴다.

그간 원자재·인건비 등 물가 상승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영세사업자들의 납세 부담이 커졌다는 우려에 더해, 최근 코로나19라는 대형악재까지 터지면서 대수술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과세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우려도 있다.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 사업자가 늘어나면 과세 투명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서다. 특히 납세의무자와 담세자(세금을 부담하는 자)가 다른 간접세인 부가가치세 면제 금액을 확대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엄연히 따져 내 세금이 아닌 잠시 갖고 있다가 나라에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안만식 세무사(서현파트너스 그룹대표)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세금을 납부한다는 납세의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사업자가 (소비자로부터 받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사업을 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묻지마 투자 세제지원' 비판 컸지만…

각종 투자 세액공제도 실효성에 의문이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통합투자세액공제'다. 일부 전문가는 이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도 했다. 간신히 없앤 제도를 경제위기를 기회로 다시 부활시키려는 시도에 불과하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현재 생산성향상시설, 안전설비, 에너지절약시설 등 특정시설에 투자할 때만 세제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 내년부터는 각종 투자세액공제 제도를 통합해서 '통합투자세액공제' 제도로 재설계된다. 

모든 사업용 유형자산(토지·건물, 차량 비품 등 제외)에 대한 투자는 세제혜택(중소기업 10%· 중견기업 3%·대기업 1%, 신성장기술 사업화시설의 경우는 중소기업 12%· 중견기업 5%·대기업 3%)을 받는다. 당해 연도 투자액이 직전 3년 평균투자액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액의 3%를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다.

'세법전쟁' 전초전이라 볼 수 있는 토론회(국회 예산정책처 주최)에선 무분별한 '기업 감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었다.

지난 11월 9일 열린 '2020년 세법개정안 토론회'에서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현재가 위기 상황이고 디지털·그린 분야에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부작용을 없앴던 제도가 이렇게 큰 폭의 혜택으로 다시 도입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감면 혜택을 주는 설비투자를 유형자산 일반으로 넓힌 것은 구체적 목적을 특정 하는 조세지출의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 '묻지마 투자 지원'이며, 일몰 규정의 미도입은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주요 배경으로 잡은 당국의 의도와도 맞지 않다"고 했다.

반면, 중소기업 애로사항을 대변하는 중기중앙회는 통합투자세액공제에 대해 '기업이 업종과 상황에 맞게 투자하고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개편된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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