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공적 '역사 바로 세우기'…'YS키즈'는 국정화 올인

5.16쿠데타 공식화-국정교과서 폐지 등 역사 바로 세우기 재평가
'상주' 자처하는 김무성-서청원 등 '국정화' 외쳐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그의 민주정신과 민주화 관련 업적들이 재평가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과 맞물리면서 20년 전 김 전 대통령의 '역사 바로 세우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동시에 상주 노릇을 자처하는 이른바 'YS키즈'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이인제 최고위원 등이 김 전 대통령의 '역사 바로 세우기'와 반대로 가는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힘을 싣고 있어 '기회주의'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역사 바로 세우기는 문민정부 임기 말 측근비리와 IMF 외환위기 초래로 가려졌다. 하지만 5.16 쿠데타 공식화, 하나회 척결 등 군사독재의 종식과 청산,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정신 계승 등 민주화 정신 확립에 맞춰져 군사독재에 찌들었던 사회와 문화를 일거에 탈바꿈시켰다.

□ 역사 바로 세우기 YS공적 '재평가' "5.16은 분명히 쿠데타" = 군사정권에서 유지됐던 국정교과서 체제를 폐지시키고 검인정 교과서 체제를 도입한 것도 이 때다. '12·12'와 '5·18'에 대한 책임으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반란·내란과 부패 혐의로 기소했고 조선총독부 철거, 경복궁 복원, 청와대 안가 철거 등도 단행했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1993년 6월3일)에서 "5.16은 분명히 쿠데타라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역사를 얼마나 후퇴시킨 하나의 큰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분명히"라고 강조했다.

또 1995년 12월12일 담화문에서도 "역사 바로 세우기는 국민의 자존을 회복하고 나라의 밝은 앞날을 여는 명예혁명"이라며 "군사문화의 잔재를 과감히 청산하고 쿠데타의 망령을 영원히 추방함으로써 민주주의를 확고히 지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 5.18 정신 계승한 문민정부, '민주정신' 확립…교과서 국정체제 폐지 = 김 전 대통령은 취임 초 문민정부가 5.18 정신의 바탕 위에 세워진 정부라고 공언했다. 그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5.18특별법 제정도 강조했다.

그해 5월13일 대통령 특별담화에서 "1980년 5월 광주의 유혈은 이 나라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되었다. 분명히 말하거니와 오늘의 정부는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 위에 서 있는 민주 정부"라며 "우선 광주 시민과 온 국민이 그 날을 기념할 수 있도록 광주시에서 기념일을 먼저 제정하기를 희망한다"고 천명했다.

또한 1996년 국정교과서 폐지에 앞서 나온 6차 국정교과서(고등학교 국사)는 "1961년 5월16일, 박정희를 중심으로 한 일부 군부세력이 사회적인 무질서와 혼란을 구실로 군사정변을 일으켜 정권을 잡게 되었다"라고 적고 있다.

□ 朴정부, 국정화 강행 '독재' 미화 우려…YS키즈→'친박' 국정화 올인 = 이에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역사 후퇴로 박정희 정권의 독재에 대한 기술 축소와 함께 '미화'가 우려되는 등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YS키즈'로 정치에 입문했던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이인제 최고위원 등이 현 정부의 역사후퇴적 '국정화' 움직임에 반대하기는커녕 앞장서 주창하고 있어 이들의 정치적 신념의 정체마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이 역사 바로 세우기를 내세울 때 문민정부의 장차관, 청와대 수석 등 요직에 머물며 정치인으로서 일찍 '전성기'를 보냈다.

김무성 대표는 김영삼 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1994년 내무부 차관을 지냈다. '상도동계 막내'로 불리는 김 대표는 1987년 13대 대선 당시 통일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김영삼 후보 선대위 재정국장으로 활약, 일찌감치 'YS 사람'으로 정치를 배웠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1990년 3당 합당에 동참해 김영삼 정부 초대 정무장관에 발탁됐고 이인제 최고위원은 재선의원 당시 초대 노동부 장관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이들은 "긍정 사관을 심어주자는 좋은 뜻", "이 싸움에 지면 우리나라가 망한다"(김 대표), "국정교과서 반대 북한 지령 받았는지 수사해야 한다"(서 최고위원), "초중고 교실은 역사라는 학문의 자유가 숨 쉬는 공간이 아니다"(이 최고위원) 등 박근혜 정부의 국정화 움직임에 힘을 실고 있다.

□ 野 "YS유산만 노리는 아들들" 비난…與인사 "정치는 생물" = 이에 야권은 상주노릇을 자처하는 'YS키즈'들의 변신에 맹비난을 쏟아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을 겨냥, "'정치적 아들'을 자처하는 상주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치적 아들이 아니라 유산만 노리는 아들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 원내대표는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두 분이 정치적 아들을 자처하려면 정치적 아버지의 노선을 계승, 발전시키는 정치적 효도를 해야 한다"면서 "김 전 대통령이라면 교과서 국정화에 단식투쟁으로 반대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 원내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개혁 업적에 대해 "금융실명제는 오늘날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로, 역사 바로 세우기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로 각각 이어지고 있다"면서 "하나회 해체는 친박으로 이어지는 특권·특혜 집단의 해체를 요구하고 있으며, YH 여성노동자들을 지원한 헌신적으로 지원했던 자세는 오늘날 민중의 생존권 수호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여권 인사는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지 않느냐"며 "워낙 IMF로 YS가 인기가 없었으니까...근데 서거하니 아무래도 재평가가 되고 옛 생각도 나고 하니까 상주노릇을 하는 것이 아니겠나"라고 이들을 대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