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정치사회 > 화제의뉴스

[연재] 기적은 순간마다 ⑦ 나눔으로 세상을 밝히리라

천안함재단 이사장의 사명

  • 보도 : 2015.01.26 09:00
  • 수정 : 2015.01.26 09:00

 2010년 3월 26일은 북한에 의해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천안함 피격사건이 일어난 날이다. 이 피격사건으로 46명의 해군 장병들이 고귀한 생명을 잃었고 이를 바라보는 모든 국민들의 마음은 울분과 슬픔으로 가득찼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벌써 천안함 피격사건이 일어난 지 4년이 흘렀다. 이미 국제사회에서도 진실을 알고 있는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해 정작 이 사건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한 북한만은 아직도 자기들 소행임을 부인하고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대다수 우리 국민들은 천안함 피격과 연이어 터진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북한에 대한 마음을 굳게 걸어 잠가 버렸다. 여기에다 천안함 피격 이후 꽤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우리나라 안에서도 터무니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괴담(怪談)들이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는 안타까운 실상이다 보니, 나라를 지키다 고귀한 목숨을 바친 대한민국 최정예 해군 천안함 46 용사들을 생각하면 하루도 가슴 아프지 않은 날이 없다. 

◆…2010년 12월 3일, 재단법인 천안함재단 현판식(이경숙 전 숙대 총장, KBS 김인규 사장, 최윤희 해군 참모총장, 박진 의원 등과 함께. 왼쪽에서 두 번째가 저자)

2010년 3월 26일 늦은 밤, 서해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승조원 104명을 태운 천안함 함정이 NLL 경비 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중 정말 어처구니없는 큰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이 사건으로 꽃다운 청년 46명이 암흑천지의 차디찬 어두운 바다에서 죽었으며, 그중 일부는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

뉴스를 통해 이 사건을 접한 우리 국민들은 모두 귀를 의심했고 너 나 할 것 없이 커다란 충격과 비통에 잠겨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또 시신 한 구라도 더 수습하기 위해 온몸을 던져 거친 물살과 싸우다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를 비롯해 금양호 선원들을 잃은 우리 국민들의 마음은 한마디로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뒤이어 천안함 참사로 희생된 장병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 유가족을 돕자는 범국민적 성금 모금 운동이 벌어졌고, 우리 국민들의 많은 정성이 모여 그해 연말까지 성금이 무려 395억 원이나 모였다. 온 국민이 내 자식과 내 형제가 당한 아픔이라고 생각하며 정성껏 모았기에 가능한 금액이었다. 천안함 용사들은 떠나보냈지만 유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해보겠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 귀한 성금을 잘 사용하고 유족들에게 배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었으므로 각계 전문가들로 ‘특별위원회’를 사랑의 공동모금회 주관으로 구성하게 되었다. 나는 당시 한국세무사회 회장으로 성금을 내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시민단체 대표의 자격으로 특별위원으로 선임되었다. 5개월가량의 갖은 노력 끝에 유가족당 5억 원씩의 성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해 모두 250억 원을 유족들에게 전달하고, 남은 145억 원의 성금을 가지고 별도의 재단법인을 설립하게 되었다.

그런데 부족한 나에게 이 단체의 이사장직을 맡아 달라는 특별위원회의 끈질긴 요구가 있어 자원봉사자의 마음으로 이를 수락하게 되었다. 

드디어 2010년 12월 3일, 현판식을 열고 출범한 ‘(재)천안함재단’은 천안함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추모 사업을 비롯한 유가족 지원과 또 대부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생존 장병 58명의 정상적인 사회복귀 지원사업과 해군 등의 병영문화 개선 지원사업, 또한 이에 못지않게 몹시 중요한 국민의 안보의식을 높이기 위한 지원사업 등 4가지 목적사업을 설정하였다.

그 실천사업으로 유족들에게 성금 지급과는 별도로 생존 장병 58명에 대해 1인당 500만 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고 심리치료는 물론 재단이사들과 생존 장병을 이어주는 멘토링 사업을 추진하여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 천안함 선체가 있는 평택 서해 수호관 견학 등, 각종 안보 체험 프로그램 시행과 더불어 해군장병 등에 대한 병영문화개선 사업을 해군과 유기적인 협조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내가 맡고 있는 재단의 사업들을 눈여겨 보고 있던 유족들은 재단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또 그때그때마다 시기적절하게 잘 대응하는 모습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기분이 좋았다.

최근 천안함 피격 4주기를 맞아 유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유가족 여러분, 언제까지 마냥 슬픔에 잠겨 있을 것입니까. 이제 46 용사들의 그 고귀한 희생정신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슬픔을 떨쳐 버리고 그들이 못다 이룬 꿈을 우리가 열심히 살면서 채워주도록 합시다.”

나는 이와 함께 지난 2007년부터 내가 명예본부장으로 있는 밥퍼나눔운동본부(대표 최일도)에서 유가족을 중심으로 밥퍼봉사 활동을 펼치자고 제안했다. 지난 1988년부터 최일도 목사가 청량리에서 시작한 ‘밥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회봉사기관이기에 유가족들도 쾌히 승낙을 해주었다. 그리하여 우리 천안함재단 임원진과 유가족 30여 명은 청량리 밥퍼 무료급식소를 찾아 하루 급식비 200만 원을 전달하고 하루종일 밥퍼봉사활동을 함께 했다. 참석한 모든 유족이 진심으로 가슴 뿌듯해 하고 기뻐하면서 나한테 감사의 인사까지 해주었다.

“이사장님, 저희는 지금까지 국민으로부터 받기만 했는데 이제 우리가 사랑을 주게 되니 그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않고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귀하고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들의 아름다운 봉사활동이 각종 언론을 통해서도 널리 소개되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고 뜻깊은 행사로 기억되었다.

그 후 매 2개월마다 한 번씩 이 지역 독거노인과 노숙자들에게 밥퍼 봉사하는 것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나는 천안함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그동안 해군본부를 비롯한 20여 곳을 순회하며 특강을 해주었다. 나는 군사전략이나 전술에는 비전문가다. 그러나 군대는 무엇보다 장병들의 사기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는 곳마다 당신들이 진정한 애국자들임을 칭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맡은 일에 충실히 복무하도록 강조했다. 어떻게 보면 이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알아주는 격려성 강의내용들이다.

이런 나의 특강이 그들에게 감동으로 전달되었는지 많은 곳으로부터 강의 요청이 이어졌고 지난 2013년 4월에는 충남 계룡대에서 육·해·공군 3군 참모총장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특강을 하게 되었다. 육·해·공군 3군 총장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은데 그 자리에서 특강까지 하게 된 것은 기적같은 일이었고, 강의가 끝난 뒤 별도로 해군 본부로부터 천안함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감사패까지 받게 되었다. 

또 2013년 11월, 천안함재단 이사장 3년 임기를 끝낸 나는 관계 기관과 재단 이사회에서 한 번 더 이사장 직책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고민 끝에 이를 수락하여 오는 2016년까지 3년간 재단을 맡게 되었다. 지난 3년 간의 재단운영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열심히 일해서 재단의 사업영역도 넓히고 우리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높이는 데 힘쓸 것을 다짐해 본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46명의 천안함 순국 장병에 대한 추모 열기가 시간이 흐르면서 이전과 같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 국민 모두가 범국민적 모금 운동에 참여했던 처음 그때의 마음으로 천안함의 교훈과 희생 장병의 호국 정신을 되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다시는 이 땅에서 천안함 피격과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온 국민이 확고한 안보관으로 무장해주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조국을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46 용사들을 결코 잊어선 안 될 것이다.

관련기사

  • 출생 :
  • 소속 :
  • 학력 :
  • DID :

상세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