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정치사회 > 화제의뉴스

[연재] 기적은 순간마다 ⑥ 나눔으로 세상을 밝히리라

아내와의 갈등에서 시작된 '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 설립

  • 보도 : 2015.01.19 09:00
  • 수정 : 2015.01.19 09:00

 나는 36년간의 국세청공무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1남 1녀를 둔 아버지로서 또 남편으로서 내 나름대로는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여겼다. 공무원으로서 부족하지만 정한 때 어김없이 봉급을 가져다주고 큰 사고 친 것도 없어 이 정도면 괜찮은 아버지요, 남편이라고 나 스스로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가정일은 아내가 다 하는 것이고 자식들도 내가 어릴 때 어렵게 지내온 것에 비하면 나름대로 잘 사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부모 잘 만난 것으로 알아야 한다고 늘 이야기해왔다. 또 나는 아내와 자녀들이 남편이자 아버지인 내게 전혀 불평하지 않고 만족하며 아주 잘 지내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이런 나의 확신이 허물어지는 사건이 2002년 11월에 발생했다.

당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고위공직자들이 모두 반납했던 휴가를 떠나라는 명령이 상부로부터 내려왔다. 당시 나는 서울지방국세청 납세지원국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였다. 매일 야근에다 휴일에도 출근하다시피 하며 바쁘게 지내던 나에게 막상 휴가를 가라고 하니 이래도 되는 것인지 이상할 정도였다.

그때 아내가 나에게 제의를 해왔다. 전부터 자기가 꼭 가고 싶었던 곳이 있는데 설악산 캔싱턴호텔에서 실시하는 ‘부부사랑만들기’라는 프로그램에 자기 생일(11월 25일)선물로 가보고 싶다고 했다.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아내가 생일선물 대신에 가고 싶다고 하니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함께 설악산으로 향했다. 강원도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 옛 박정희 대통령 별장이 있던 캔싱턴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밝은 표정의 부부보다는 대부분 시무룩하고 어두운 표정의 부부들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등록을 하고 나서 조별로 묶어 주었는데 5쌍 부부 10명이 한 조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부부사랑만들기 과정은 부부간 문제가 있고 갈등이 있고 이혼을 하려고 하거나 소통이 서로 안 되는 부부에게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따라서 정상적인 부부가 부부금실이 더 좋아지기 위해 참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문제가 있는 부부가 주변의 권유로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러나 나는 아주 정상적이고 괜찮은 남편이자 아버지인데, 내게는 적합하지 않은 프로그램에 온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은 내 생각일 뿐이지 아내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강하게 표현만 안 했을 뿐이지 당시 아내는 내게 많은 상처를 받고 몹시 힘들어하고 있었다. 내가 직장일이 너무 바빠 자신이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으며 애들에 대한 모든 것들도 자기 혼자서 신경 써야 했고 그동안 이런저런 보이지 않은 부분들에 많이 힘들어 했던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경상도 남자 특유의 강한 내 고집이 아내를 몹시 힘들게 한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다.

이곳에 온 여러 부부의 사연을 들으며 나는 많은 것을 느꼈다. 우리 주변에는 불행한 삶을 사는 부부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원인 하나하나를 듣는 순간, 그 속에는 분명 나도 포함돼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또 비록 나는 아니라고 주장해도 상대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런 것임도 인정하게 됐다.

월급을 잘 갖다 주고 사고(?) 치지 않는 것으로 남편과 아버지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결코 아니며 세심한 관심과 사랑, 따뜻한 말 한마디로 서로 마음이 통하고 정을 나누어야 하는 것임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절절히 느꼈다.

나는 우리 조에 속해 있는 다른 4쌍의 부부 사연을 들으면서 남자와 여자가 본질적으로 다름을 깨달았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란 책 제목이 있듯이 서로 다른 부분을 인정하고 감싸야 하는데 대부분의 부부들은 그것을 인정치 않다 보니 결국 갈등이 생기고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나의 경우도 그동안 아내와 자녀에게 잘 대해주지 못한 부분이 무엇인지 바로 깨닫게 되었다. 엉터리 남편과 아버지였음을 새롭게 확인하고 반성하게 됐다. 내가 아무리 잘했다고 해도 아내와 자녀들이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면 그것은 실패한 것이었다.

아내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한 낙제 남편이었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한 2박 3일의 정말 뜻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크리스천 치유상담원에서 실시하는 부부사랑만들기 후속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다. 크리스천으로서 내 가족은 물론, 이웃과 사회생활에서 감동적인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어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되었다.

나는 이곳에서 무려 4년간에 걸쳐 초급반, 중급반, 고급반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이수했다. 나로서는 아주 큰 결단이고 그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는 것이 힘들었지만 그만큼 이 공부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기도 했다.

특히 이 무렵 나는 우리 집에서 ‘마태목장’이란 이름으로 매주 후배 세무공무원들을 초청해 모임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불신자들이었고 모든 것을 사랑으로 이끌어야 하기에 더욱 배워야 했다.

공부를 할수록 이 부부사랑만들기 사역이 정말 필요한 일임을 깨달았다. 천국의 모형이라는 가정생활은 모두 행복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가정이 너무 많다고들 한다.

겉모습은 그럴듯하게 포장돼 있지만 정작 속은 썩어 있는 가정이 참으로 많은 것을 발견했고 이들을 옆에서 조금만 도와주면 비뚤어진 가정이 금세 회복되는 것을 지켜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잘 숙달된 상담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점점 치유되곤 했다. 정말 필요하고 소중한 사역이었다.

그로부터 나는 크리스천 치유상담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많은 가정 사역들을 옆에서 차분히 지켜보며 나름대로 열심히 돕게 되었고 나중에는 후원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또 아내가 이곳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리더로 활동하게 됨에 따라 그 중요성을 더욱 인식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나와 아내가 함께 부부사랑만들기 사역자로 활동하고 있어 우리 부부에게 또 하나의 기적이 되었다.

이곳에 점점 깊이 관여하면서 가정사역을 보다 잘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인정하는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정태기 박사와 함께 열심히 노력한 결과 2011년 ‘살림동산학원’이란 이름으로 학교법인 설립인가를 받게 되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은 내가 재단이사장직을 맡게 되었으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후 3년간의 끈질긴 노력 끝에 드디어 2014년 2월에 교육과학부로부터 ‘크리스천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 설립 인가를 받았다. 철저한 준비를 거쳐 2014년 9월에 정식 개교될 것이다. 사회가 다변화되고 급박하게 움직이면서 많은 가정들이 이혼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해체되고 상처와 고통 속에서 무너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쪼록 이 일을 통해 우리의 가정이 회복되고 상처가 치유되는 부부사랑교육사역을 잘 할 수 있길 기대한다. 이 일도 하나님께서 내게 맡겨 주신 또 하나의 사명이라고 믿는다.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었다.

관련기사

  • 출생 :
  • 소속 :
  • 학력 :
  • DID :

상세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