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거래은행 유치위해 지자체·대학에 특별이익 제공 못한다

금융감독당국이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금융회사들의 내부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돼온  '영업' 활동에 제재의 날을 세우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제2차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추진을 위해 앞으로 “금융소비자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하거나 금융 산업의 선진화를 저해하는 불합리한 영업 관행의 척결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특히 불완전판매를 유발하는 과도한 판매목표 할당을 금융권 공통의 영업 관행으로 보고 이를 없애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은행의 경우 일부에서 주거래은행 유치를 위해 지자체나 대학에 과도한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관행이 규제대상 1순위로 지목됐다.

금융투자회사들의 경우 고객자금 횡령 등 고질적 불법영업행위에 대해선 법정 최고 수준의 벌칙이 가해진다. 보험회사들은 앞으로 보험료 미납으로 실효상태인 보험계약을 부활할 때 기존 계약내용과 같은 조건으로만 부활 가능한 관행을 못하게 된다. 다음은 각 금융권역별 구체적인 내용이다.

□은행의 사회통념을 벗어나는 과도한 이익제공관행 개선=일부 은행은 현재 지자체나 대학 등의 주거래은행 선정과 관련해 거래상대방에게 과도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지자체 등에 제공한 출연금 규모가 연간 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이같은 과도한 이익제공은 비용증가를 초래해 경영건전성을 해질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선량한 금융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된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사회통념을 벗어나는 과도한 이익제공관행을 시정키로 했다. 은행들의 정상적인 수준을 초과하는 재산상의 이익제공 행위를 금지하는 법적 근거 (은행법 제34조의2, 2016.7.30. 시행)가 마련된 만큼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기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안의 내용은 ▲준법감시인에게 사전 또는 사후 보고 ▲ 이사회 의결 또는 보고 ▲ 재산상 이익 제공의 적정성 점검․평가절차 등 ▲ 적정성 점검․평가의 결과 등을 매년 이사회에 보고 ▲ 기타 관련 법규에서 정하는 기준과 절차로 구성됐다.

□금융투자회사의 고객자금 횡령 등 불법영업행위 시정=현재 금융투자업계의 미흡한 예방활동과 형식적인 자체 감사 등으로 인해 횡령 등 불법적 영업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발생하는 불법행위는 다수의 피해고객을 양산하고 피해금액도 대형화 (2015년 건별 평균 피해금액 14억1000만원)되는 추세다.

금감원은 “고질적인 불법영업행위는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투자자 불신을 초래해 자본시장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전면 정비하고 사고예방 제도를 실효성 있게 운영하여 불법영업행위를 근절할 계획이다.

하반기 중 금융투자회사의 금융사고 예방체계 (급여가압류 직원 및 신용상태가 불량한 직원 등에 대한 집중 관리) 구축 여부 및 동 체계 운영의 적정성에 대한 특별 현장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검사 결과 발견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규가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최고 수준으로 제재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특히 고질적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양정기준의 상향 조정도 검토키로 했다.

금감원은 이와함께 내부자신고제, 명령휴가제 (사고예방 및 조기발견을 위하여 직원에 대하여 휴가를 명하는 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키로 했다.

□보험회사의 편의주의적 영업관행 시정=현재 보험회사 및 판매조직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소비자의 권익을 경시하는 불합리한 영업관행이 다수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보험상품의 내용이 복잡하여 공급자와 수요자간 정보 비대칭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구조적 요인과 더불어 과거 영업관행을 답습하는 보험회사들의 소극적 행태에서 기인한다는 게 금감원 판단이다.

금감원은 “이 같은 보험회사의 편의주의적 영업관행은 보험민원 증가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보험업에 대한 국민 불신으로 귀결된다”고 지적한다. 실제 보험민원은 2014년 5만8264건에서 2015년 6만2083건, 2016년 6월말 현재 3만1620건으로 지속 증가하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앞으로 우선 개선대상 영업 관행으로 세 가지를 없애는데 주력키로 했다. ▲보험료 미납으로 실효상태인 보험계약을 부활시 기존 계약내용과 동일하게만 부활 가능하도록 하는 영업관행이 첫째다.

▲또 연금보험보다는 판매수당이 많은 '연금전환 특약 부가형 종신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영업관행이 규제된다.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회사가 일방적으로 특정질병 부담보 조건부 보험계약으로 변경 여부를 결정하는 영업관행도 개선대상으로 지목됐다.

□저축은행의 일방적 대출채권 매각관행 개선= 현재 일부 저축은행은 소비자 (차주)가 원리금을 정상 납입하고 있는 대출채권까지 무분별하게 대부업체에 매각 (2013년 1월～2015년 6월까지 22개 저축은행이 총1406억원의 정상채권 매각)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함께 대출채권을 매각하면서 차주에게 채권양도 사실조차 제대로 통지하지 않는 실정으로 밝혀졌다.

때문에 소비자가 본인 의사에 반해 대부업체의 고객으로 바뀌어 신용등급 산정 시 불이익을 받고 과도한 채권 추심에 노출되는 문제점이 발생하는 실정이다. 실제 채권매각으로 인해 대부업체 고객으로 편입되는 경우 신용평가회사의 개인신용도 평가 시 악영향을 받는다.

금감원은 앞으로 저축은행들이 회사의 이익만을 앞세워 소비자 (차주)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대출채권을 매각하는 관행을 개선키로 했다. 이를 위해 대출채권 매각에 따른 채권양도 통지실태 등을 일제 점검한 후 개선방안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저축은행의 정상 대출채권 매각대상에서 대부업체를 제외하기 위한 관련 규정 개정도 추진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