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전경. 대한민국 문화유산의 보고로 불릴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세계의 역사는 문화·예술을 빼놓고 논할 수 없다. 좋은 문화, 훌륭한 예술은 삶의 활력소가 되고 품격을 높여준다.
백범 김구 선생은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 강조했고 세계적인 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위대한 예술은 언제나 고귀한 정신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던 프랑스 작가 로맹 롤랑은 "예술은 정돈된 인생이고 생명의 제왕"이라고 전했다.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문화·예술은 여행자들의 추억쌓기에도 도움을 준다. 역사와 문화·예술의 보고인 세계 유수의 박물관은 필수 투어 코스로 꼽히고 여행 중 만나는 공연은 강한 인상을 남기기 마련. 서울 여행도 문화·예술 코스가 빠질 수 없다.
대한민국 보물창고…국립중앙박물관
5000년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구석기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역사·문화·예술이 낳은 산물 30만여점을 보관해 우리나라의 보물창고라고 불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용산가족공원에 위치해 나들이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옛 용산 주한미군부대 자리에 자리잡은 국립박물관의 역사는 1909년 창경궁 제실박물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왕가박물관, 덕수궁미술관 등을 거쳐 한동안 옛 조선총독부 건물에서 명맥을 이어왔다. 이후 미군 헬기장이 철수하면서 2005년 10월 28일 용산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지하철 4호선·경의중앙선 이촌역에서 내리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전시는 크게 선사·고대관, 중·근세관, 기증관, 서화관, 아시아관, 조각·공예관 등 6개로 나뉜 상설전시관과 다양한 주제로 열리는 기획전시관으로 분류된다. 놀이와 체험으로 전통문화까지 배울 수 있는 어린이박물관과 도서관, 식당, 카페, 문화상품점, 극장 '용' 등을 갖추고 있어 문화·예술의 집합체로 손꼽힌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어린이박물관은 다채로운 체험이 가능해 아이들의 학습공간으로도 활용된다.
50여개의 전시실이 3층에 걸쳐있는 상설전시관은 전체 유물을 꼼꼼히 살필 때 1주일 가량이 소요된다고 말할 정도로 알차다.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이나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 못지 않은 전시 규모를 자랑한다. 이에 방문 전 미리 관람 코스를 짜거나 박물관에서 서비스하는 자동안내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해설사의 안내를 받는 것도 요령 중 하나다.
또 기획전시관에서는 해외박물관의 대여 유물 등이 전시돼 국립중앙박물관을 더욱 가치있게 만든다.
트릭아이미술관, 직접 즐기는 매력적인 전시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림 속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트릭아이미술관을 찾아가자. 트릭아이란 눈속임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트롱프뢰유(Trompe-l'oeil)'의 영어식 표현으로 2차원의 그림이 3차원으로 느껴지도록 착각하게 만드는 미술기법이다.
◆…작품 속에 빠진 듯한 느낌을 주는 트릭아이미술관. 관람객에 색다른 추억을 선물한다.
벽, 바닥, 천장에 담겨진 그림이 실제처럼 느껴지는 트릭아이미술관은 2010년 젊음의 거리 홍대 앞에 개관했다. 올해 9월 5주년 기념 전체 작품의 60%를 교체하는 새 단장을 마치고 명화관, 판타지관, 싱크로존, 워터월드관, 베스트 트릭아이관으로 구성됐다.
트릭아이미술관은 지난해 70만명의 내·외국인이 방문했다. 특히 외국인에게 더 인기가 많은데 같은 해 세계적인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가 선정한 서울관광명소 뮤지엄부문 1위를 차지했다.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이 2위에 그쳤을 정도다.
흔히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만지지마세요', '사진촬영 금지' 등의 푯말은 이곳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관람객이 작품 속 주인공이 돼 사진을 찍으면 실제처럼 느껴지는 착시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그림이 시각에 국한되지 않고 오감을 만족시킨다.
◆…트릭아이미술관의 아이스뮤지엄은 겨울왕국을 떠올리게 한다.
또 365일 내내 겨울왕국을 유지하는 아이스뮤지엄과 놀이기구를 떠올리게 하는 오락테마공간 카니발 스트리트, 오직 성인만을 위한 러브뮤지엄도 가볼 만하다.
한국 공연 문화의 리더…대학로 소극장
충무로가 우리나라 영화를 대표하는 곳이라면 대학로는 한국의 공연 문화를 주도하는 거리다. 1975년 서울대학교가 관악산으로 이전하면서 종로구 동숭동은 마로니에 공원이 조성됐고 정부 주도의 문화·예술 거리로 재탄생했다. 이후 바탕골, 학전그린, 루나틱, 정보, 샘터파랑새 등 국내 가장 많은 소극장이 자리잡았다.
◆…대학로에서 볼 수 있는 소극장 안내 표지판. 100여개에 달하는 소극장이 대학로에 자리잡고 있다.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내리면 소극장 연극, 뮤지컬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브라운관을 통해 친숙해진 배우들도 종종 눈에 띈다. 대형 무대와 달리 배우들의 숨소리까지 느껴지는 소극장 공연은 관객을 직접 참여시키는 때도 있어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티켓 판매 사이트나 소셜커머스 등에서 예매를 하면 저렴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대학로 곳곳 맛집이나 카페도 즐비하고 길거리 음식까지 많아 데이트 코스로 제격이다.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음악, 개그 등의 즉석 공연을 펼치는 이들이 자주 보이고 낙산공원과도 연결돼 대학로 방문만으로 충실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남산국악당, 우리 것이 주는 진한 감동
한옥마을이 위치한 남산자락에는 우리 전통문화를 굳건히 지켜온 남산국악당이 있다. 힙합 무대에 열광하고 클럽 음악에 춤을 추는 이 시대에 남산국악당은 우리 고유의 음악을 계승해 전하고 있다.
◆…남산국악당은 우리 고유의 음악을 지키고 항상 수준급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2007년 지상 1층, 지하 2층의 한옥구조로 모습을 드러낸 남산국악당은 국내 최고의 국악 전용 공연장으로 손꼽힌다. 지하 1층에 위치한 공연장에서는 스피커를 거치지 않고 육성과 순수 악기 소리만으로 공연이 가능해 전통 국악의 특색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계절 혹은 요일별로 다양한 국악 장르의 공연 프로그램이 구성돼있다.
2009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외관도 훌륭하다. 야외 정원과 한옥이 어우러져 방문객에게 진한 감동을 전해준다. <사진제공 서울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