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적이고 아마추어적인 ‘백기투항’”
“과거사 인권위 문제 피해자 동의·국민적 합의 어느 정도 이뤄내야”
“한일관계 정상화 우호 증진 한국뿐 아니라 일본도 필요”
◆…일본 사이타마(埼玉)현에 있는 고려신사에서 한일 우호 증진을 기원하는 김치 축제가 열렸다.축제에 참여한 강창일 주일본 전 한국대사가 축사하는 모습 2021.11.22[사진=연합뉴스]
강창일 전 주일 한국대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을 환대하는 것에 대해 '가만히 앉아서 떡을 먹으니까 그런거 아니냐'고 말했다.
강창일 전 대사는 16일 KBS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한일 관계 정상화시키겠다는 의도는 지극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다음에 전개되는 모습은 졸속적이고 아마추어적"이라며 "백기투항 한 게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이 가해자인데 계속 '대안을 갖고 오라'고 공개적으로 줄곧 얘기해 왔다"며 "우리는 '테이블에 앉아서 역사 문제를 논의하자. 그렇게 고압적으로 나오면 안 되지 않냐' 는 식으로 줄곧 사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일방적으로 일본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처럼 비춰졌다"며 "그래서 국민들이 '역사를 팔아먹었다'하는 얘기도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전 대사는 "이 과정 절차가 아주 잘못됐다. 과거사 인권위 문제는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야 된다"며 "이건 중차대한 한일 간의 문제다. 이것 때문에 국민적 합의를 어느 정도 이뤄냈어야 되는데 그거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 어리둥절하고 많은 국민들이 화나 있다"고 꼬집었다.
일본에서 윤 대통령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강 전 대사는 "(윤 대통령이) 통 크게 아주 대단하다고 아주 훌륭한 분이라고 당장 거기는 하나도 코 안 풀고 전부 자기 요구 100% 됐다. 그래서 기시다 정부의 지지율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우리는 (지지율이) 내려가서 굴욕적이고 구걸해버린 꼴이 돼버렸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귀국한 다음에 국민 이해를 구하고 피해자 동의를 얻는 과정을 거쳐야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 정부가 컵의 절반에 물을 채웠으니 남은 절반은 일본이 채울 것'이라는 말에 대해 강 전 대사는 "두고 봐야 되겠다. 일본 정부가 꼼수 부리면서 쪼잔하게 하지 말고 우리가 대승적으로 대국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리지 않았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한 게 아니다.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를 했다"며 "지금까지 협상하던 거 전부 스톱시키고 발표를 했는데 그러면 일본 정부가 호응하고 화답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일관계 정상화 우호 증진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일본을 위해서도 참 필요한 사항"이라며 "우리가 공을 던졌으니 일본에서 받아들여 나서줬으면 좋겠다는 게 기시다 정부에 대한 요망 사항이다. 한국 정부는 그걸 얻어내야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