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27일(현지시간) 북유럽 발트해의 노르트스트림 2 해저 가스관에서 가스가 유출되는 모습 <사진 로이터>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지금까지 불분명했던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의 책임 소재에 관해 이 같은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보도했다.
노르트스트림 1·2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주요 천연가스 공급 라인 중 하나로, 지난해 9월 덴마크 및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해저에서 두 번의 강력한 폭발로 가스관 4개 중 3개가 파손됐다. 폭발은 우발적이 아닌 고의적인 사고라는 주장에 힘이 실렸지만 폭발을 일으킨 세력은 지금껏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과거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건설 자체를 강력하게 반대했고, 유럽으로 수출되는 천연가스는 결국 러시아 정부의 전쟁 비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정황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의심이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 관계자들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미국 정보당국은 해저 폭발을 실행한 인물들은 우크라이나 국적자나 러시아 국적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가스관 폭발 배후는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세력' 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적'이라고 표현했을 뿐 구체적인 단체명은 적시되지 않았다. 미국 관리들은 이들이 경험이 많은 잠수부의 도움을 받아 가스관에 폭발물을 설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NYT는 폭발 사고에 정규조직은 아니더라도 우크라이나 정부와 정보당국과 관련된 세력이 연루됐을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지적했다.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고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관련됐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우크라이나와 독일의 관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이후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된 독일에선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여론이 악화한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건 연루설을 거듭 부인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로이터 통신에 보낸 논평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우크라이나는 가스관 관련 월권행위에 절대 연루되지 않았다"며 "그런 주장은 전혀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포돌랴크 고문은 "이번 사건에 누가 연루돼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역내 불안정을 초래하려는 러시아의 시도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해저 가스관 건설 첫날부터 이 프로젝트가 실현될 경우 유럽 안보에 전략적 위험이 급증할 것이라고 서방 파트너들에게 지속적으로 경고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