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 발표
연장근로시간, '주→월·분기·반기·연' 확대
장기 휴가 위한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
정부는 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근로시간 제도개편 방안을 확정했다. 추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무엇보다 근로시간은 노사가 합의한 경우에 한해 꼭 필요한 때 집중해서 일하고, 휴식·휴가는 쉬고 싶을 때 더 자유롭게 쉴 수 있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보다 유연하게 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개편안은 '주 52시간제'(기본 40시간＋최대 연장 12시간)의 틀을 유지하되, '주' 단위의 연장근로 단위를 노사 합의를 거쳐 '월·분기·반기·연'으로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근로자 한 명이 1주일에 1시간만 초과해 53시간 일해도 사업주는 범법자가 된다. 이로 인해 사업주는 처벌을 피하려고 근로자가 실제로 더 일해도 52시간만 일한 것으로 기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렇게 바뀐다면 기준별 연장근로시간은 '월' 기준 52시간(12시간×4.345주), '분기'는 156시간, '반기'는 312시간, '연'은 624시간이다. 다만 장시간 연속근로를 막고 실근로시간을 단축하고자 연장근로 한도를 줄였다. '분기'는 140시간(156시간의 90%), '반기'는 250시간(312시간의 80%), '연'은 440시간(624시간의 70%)만 연장근로가 가능하게 했다.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전체 근로시간을 관리하게 되면 주 단위 근로시간은 매주 달라질 수 있다. 일이 몰리는 주에는 근로시간이 많아지고, 일이 적은 주에는 반대로 줄어드는 식이다. 이 경우 한주에 최대 69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하다.
정부는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자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저축한 연장근로를 휴가로 적립한 뒤 기존 연차휴가에 더해 안식월 개념처럼 장기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도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해 임금 지급 대신 휴가를 부여할 수 있는 보상휴가제가 있으나, 사용·적립·정산 등 구체적인 운영기준이 없다 보니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출퇴근 시간, 주 4일제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확대된다. 모든 업종의 정산 기간을 3개월, 연구개발 업무의 경우 6개월로 늘린다. 또 연차휴가가 온전한 휴식의 기제 작동할 수 있도록 부여요건(출근율), 금전보상 등 중장기적으로 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연장근로 확대시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조치 도입을 의무화하고, 야간근로자 보호를 위한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노동법제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았던 근로자대표의 권한과 선출절차를 명문화해서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에 대한 노사 협의시 근로자의 의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