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용, 3.1절 기념사에 "학폭이 피해자 탓 논리...일본 과거 만행 사과해야"

전우용 "피해자 국가 대표가 왜 가해자들이 할 말 하시냐"

전우용 "과거를 정리하려면 피해자의 상처가 먼저 치유"

이영채 "산케이신문, 한국이 스스로 자기 역사 인식 반성"

이영채 "일본, 역사 문제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 고수"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기념사에서 "일본이 과거 군국주의 침략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됐다"며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피해자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일본과의 협력만을 강조했다. 특히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발언은 일제 침략의 원인이 우리 탓이라고 읽힐 수 있어 논란이 일었다.

전우용 교수는 지난 1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윤 대통령의 기념사와 관련해 "우리 탓으로 나라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시 식민주의자들과 친일파의 일관된 논리였다"면서 "예컨대 학교 폭력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피해자 책임론"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전 교수는 일본이 전후 70여년이 지난 이 시점에 오히려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나라로 바뀌었다면서 '과거에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는 윤 대통령이 전혀 반대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가로서 일본 영토 밖에서의 군사활동을 못하도록 돼있었는데 이제 그걸 바꾸려고 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서는 다시 일본이 군국주의 망령에 휩싸여 가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전 교수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과 관련해선 "배상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사과"라며 "피해자들이 대법원에 소송을 걸었던 것은 그것이 인권 유린에 해당한다고 하는 것이고 한국 대법원도 이 인권 유린 행위로서 일본 기업이 책임이 있다고 판결을 했다. 그런데 현재 마련되고 있는 해법은 가해자의 책임 인정 부분이 빠져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 문제를 풀어가는 단추는 일본이 과거 식민지배 시절에 벌였던 자국의 만행에 대해서 인정할 것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라며 "식민지배를 받은 것이 우리 책임인 듯이 이야기하고 이렇게 넘어가 버리면 일본이 뭐 하러 반성을 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과거를 정리하려면 피해자의 상처가 먼저 치유가 돼야 한다. 그런데 피해자 국가의 대표가 왜 가해자들이 할 말을 하고 계시냐"고 따져 물었다.

이영채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교수도 같은 날 KBS '주진우 라이브'에서 이와 관련해 "조금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독립운동을 위해서 희생된 분들을 추도하는 날인데 피해 받은 분들의 책임을 우리들에게 돌리는 식민지적 사관에 입각한 기념사였다"고 비판했다.

반면 일본에서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 일체 거론하지 않아서 역대 정권과는 전혀 다른 기념사라고 평가했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특히 "요미우리 신문 같은 경우 석간 1면 톱으로 다뤘고 산케이 신문은 한국이 스스로 자기 역사 인식에 대해서 반성을 하고 일본이 요구하는 대로 한일관계를 정상적으로 돌리려고 한다고 보도했다"고 했다.

일본 정계에서도 바람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일본은 한국에게 강경한 적대 정책을 지속해 왔다"며 "그 결과 한국이 스스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 노력하고 변화한 모습들을 보면서 이제 일본은 절대 역사 문제에 있어서는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