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공사로 영업 못해서 '매출액' 없는 소상공인
공단, 매출액 감소요건 불충족 지원금 지급 거부
매출 비교 기준 없어 매출액 감소 판단 어려워
◆…서울의 방역지원금 콜센터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실제 영업을 하지 못한 소상공인에게 매출액 감소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코로나19 방역지원금과 손실보전금(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코로나19로 영업을 하지 못한 소상공인에 매출액 감소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지원금 지급을 거부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처분을 취소했다고 25일 밝혔다.
피부미용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2021년 8월 말 사업자등록을 한 뒤 2개월에 걸쳐 내부공사를 한 뒤 같은 해 11월부터 미용업체를 운영했지만 그해 매출은 216만원이 전부였다.
A씨는 코로나19 방역지원금과 손실보전금을 신청했으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매출액 감소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지원금 지급을 거부했다.
공단 측은 "사업자등록상 A씨가 2021년 8월 말에 개업했기 때문에 같은 해 9~10월 대비 11~12월의 매출액이 감소해야 지원금이 지급되는데 A씨는 9~10월 매출액이 없었기 때문에 매출액이 감소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 코로나19 피해 회복 지원금은 2021년 10월부터 개업한 경우 사업체가 속한 업종의 평균 매출액의 증감을 적용한다.
이에 A씨는 "사업장 내부 공사로 11월 1일부터 영업을 시작해 9~10월의 매출액이 0원인데, 이를 11~12월의 소규모 매출액과 비교해 매출액이 증가했다고 판단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중앙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중앙행심위는 A씨가 사업장 내부 공사 후 2021년 11월 1일부터 영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 전까지의 매출액이 0원인 것은 당연하다고 봤다. 또 11∼12월 2개월간 216만원이라는 소규모 매출액을 '증가했다'고 판단한 건 매우 부당하다며 공단의 지원금 지급 거부 처분도 취소했다.
A씨처럼 올해 1월 기준 지원금을 받지 못해 행정심판을 청구한 소상공인은 약 1100여 명에 달한다. 이중 행정심판을 청구한 후 30일 이상이 지나도록 행정청으로부터 답변서를 받지 못한 소상공인도 약 400명 이상이다. 행정심판법에 따르면 행정청이 행정심판 청구서를 접수하면 10일 이내 답변서를 행정심판위원회에 보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