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물가 줄줄이 올라…설 연휴 세뱃돈 부담 가중
1만원권 위상 줄면서 경조사 최소단위는 5만원 대세
저조한 5만원권 환수율에 2·3만원권 도입 제안
이적 "3만원권 지폐 필시 유용하게 쓰일 것"
◆…자료사진:연합뉴스
고물가와 불경기가 겹치면서 얇아진 지갑 사정에 세뱃돈 부담도 커졌다. 최근 가수 이적이 ‘3만원권이 나오면 좋겠다’는 글을 올리자 누리꾼들의 열렬한 공감을 얻기도 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직장인 1035명을 대상으로 설날 경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올 설 연휴 예산은 평균 5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세뱃돈은 16만 4000원인데 미혼 직장인의 예상 세뱃돈은 평균 12만 3000원, 기혼 직장인은 28만 3000원이다.
팍팍해진 가계 사정에 세뱃돈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 주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조카들 모두 13명이다. 마음같아서는 넉넉하게 주고 싶지만 액수가 고민"이라며 "5만원씩 13명이면 65만원이다. 아무래도 주식을 팔아야할 듯 싶다"고 적었다.
딩크족(아이가 없는 맞벌이 부부)인 A씨도 "양가 조카 합해서 다섯이다. 양가 조카들에게 어린이날 선물,크리스마스 선물, 세뱃돈 퍼줘도 나한테 오는건 달랑 생일날 커피 쿠폰 하나"라며 "배우자한테 말했더니 우리가 상대적으로 나은 건 사실이니 베풀고 살자는데 좀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2009년 5만원권 지폐가 생긴 이후로는 1만원권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사회통념상 용돈을 비롯해 경조사 최소단위는 5만원이 대세다. 신분 확인, 이서 등 사용에 불편한 수표의 자리도 5만원권이 대체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 화폐 중 5만원권의 비중은 2010년 30%에서 2017년엔 80%를 돌파했다. 반면 2021년 기준 90~100% 환수율을 보이는 1000원·1만원권과 달리, 5만원권은 환수율이 17.4%에 그쳤다. 5만원권 20장을 발행할 때 2장도 채 회수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5만원권 환수율이 매우 낮은 점을 지적하면서 시중 현금 유동성을 높이려면 2·3만원권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이에 한은은 대다수 국민들이 ‘1·5만원권’ 화폐액면 체계에 익숙해 2·3만원권 도입이 혼란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ATM(현금인출기)이나 금융권 전산시스템 교체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내비쳤다.
◆…사진:이적 인스타그램 캡처
이런 가운데 가수 이적이 지난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적은 “3만원권 지폐가 나오면 좋을 듯싶다”며 “1만원권에서 5만원권은 점프의 폭이 너무 크다. 1, 3, 5, 10 이렇게 올라가는 한국인 특유의 감각을 생각해보면, 3만원권 지폐는 필시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고 썼다.
이어 “1만원짜리 세 장이면 되지 않냐고? 글쎄”라며 “오랜만에 만난 조카에게 1만원을 주긴 뭣하고, 몇 장을 세어서 주는 것도 좀스러워 보일까봐 호기롭게 5만원권을 쥐여 주고는 뒤돌아 후회로 몸부림쳤던 수많은 이들이 3만원권의 등장을 열렬히 환영하지 않을지”라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이 올라오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누리꾼들은 “맞다. 어린 조카들 만원 주긴 적고 오만원은 부담스럽다” “매우 공감. 2만원권도 좋을 것 같음” “축의금 낼때 등 확실히 유용할 듯 하다” "빠른 도입이 필요함. 조카들 용돈줘야하는 삼촌이모들 살려주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