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에 美 성장세 둔화…EU 역성장 가능성 대두

미국 경제는 금리 상승의 영향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유럽연합(EU)은 높은 인플레이션, 에너지 수급불안 등에 역성장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15일 ‘해외경제포커스: 최근 해외경제 동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 경제는 금리 민감 부문인 주택시장이 조정받고 있으며 최근 재화소비와 생산도 둔화됐으나 지난해 4분기 중에도 취업자 수 증가세가 이어지고 실업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노동시장이 타이트한 흐름을 지속했다.

향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기조가 이어지면서 성장흐름 둔화가 지속되겠지만 양호한 고용여건이 이를 완충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유로지역 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에 따른 실질구매력 저하, 에너지 수급불안 등으로 역성장 가능성이 제기됐다. 작년 10월 이후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가 크게 둔화됐다.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가 최근 들어 반등했으나 여전히 기준치(50)를 하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유로지역은 겨울철 기간중 경기가 위축된 이후 점차 회복되겠으나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중앙은행(ECB) 긴축기조 강화, 가스공급 관련 높은 불확실성 지속 등이 내년중 경기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경제는 글로벌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회복흐름이 미약했다. 지난해 11월 산업생산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가운데 11월중 소비와 수출도 감소로 전환됐다. 제조업 PMI도 최근 두 달 연속 기준치(50)를 하회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임금 하락 등으로 경기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해외 관광객 증가, 국내수요 진작을 위한 재정정책 및 설비투자 수요가 경기둔화를 일부 완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코로나 확산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매판매와 수출이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등 대부분의 실물지표 둔화 폭이 크게 확대됐다.

중국 정부의 유동성 지원 및 수요진작 조치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의 심리도 아직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47.0)과 비제조업PMI(41.6) 모두 2020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위축된 기업심리를 반영했다.

최근 방역조치 완화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올해 2분기부터 경제정상화가 본격화되면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세안 5개국·인도·브라질 등도 대외여건 악화로 성장세 둔화

아세안 5개국은 지난해 4분기 들어 중국·IT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수출·생산 증가율이 상당폭 둔화되는 등 대외여건 악화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인도는 주요국 수출이 크게 줄어들며 생산이 감소하는 등 성장흐름이 약화됐다.

브라질은 수출 및 소비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대외여건 악화로 기업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는 미국, EU 등의 경제제재의 영향, 전쟁에 따른 노동력 부족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중국의 감염병 확산 등으로 최근 배럴당 70~8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주요 기관은 금년 국제유가가 현재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12월중 S&P곡물가격지수(월평균 기준)는 러시아의 곡물 수출협정 복귀, 미국 곡물 수확 본격화 등으로 전월대비 3.0%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