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15만·이용자 300만' 코인 결제서비스 '페이코인' 내달 종료
"국내 지급결제형 가상화폐, 전자금융거래법 중심 규제 마련 필요"
◆…가상화폐 간편결제 ‘페이코인’이 내달 5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15만 가맹점에 이용자만 30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결제서비스가 시장에서 퇴출되면 국내 지급결제형 코인 시장의 무주공산이 예상된다. [출처=페이코인]
가상화폐 간편결제 ‘페이코인’이 내달 5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15만 가맹점에 이용자만 30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결제서비스가 시장에서 퇴출되면 국내 지급결제형 코인 시장은 무주공산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한편으로는 페이코인 서비스의 시장 독점에 대한 문제 제기가 꾸준히 존재해 왔던 점도 사실이다. 현재 가상화폐 발행사들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제2조에 해당하는 가상자산의 정의에서 선불전자지급수단을 제외해 놓고 있어 전자금융법(전금법)상 선불업자로 진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페이코인의 경우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인 다날이 전금법상 사업허가 요건에 해당하는 라이센스를 갖추고 있었고 그동안 쌓아온 업력을 바탕으로 가맹점을 확보한 상태였다.
때문에 자회사인 페이프로토콜(PayProtocol)에서 발행한 '페이코인(PCI)'으로 지급결제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다. 특히 가상화폐가 전금법상 전자지급수단에 해당하지 않는 관계로 전금법의 규제를 받는 다른 페이 사업자 대비 규제 차익을 누릴 수도 있었다.
따라서 페이코인 서비스가 종료된 이후 시점이 국내 지급결제형 코인 시장의 문제점을 바로잡을 수 있는 적기라고 보는 관점도 존재한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장 절실한 과제는 시장을 규율하는 법 제도 마련이다.
이규옥 한국은행 법규제도실 금융법규팀 과장은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서비스의 법적 규율 방안'이라는 제하의 논문에서 "간편결제코인은 현행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가상자산에 해당하지만 동 법률의 목적에 비추어볼 때 지급형 코인의 발행 사항을 해당 법률에서 규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며 “간편결제코인 발행에 대해서는 전자금융거래법에 포섭해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급·결제형 코인이 현행 전자 금융거래법상 '전자지급수단'의 한 종류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규제 공백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가격변동성이 높은 지급결제용 코인들은 금융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엄격하게 관리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유사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기존의 전자금융거래업자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지 못하는 규제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간편결제코인을 새로운 지급수단으로 상정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간편결제코인을 새로운 전자지급수단의 하나로 신설함과 동시에 이것의 발행 및 관리업을 허가 및 등록 대상이 되는 업으로 규율한다면 코인간편결제서비스업에 대한 규제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또한 “간편결제코인서비스업을 현행법 체제에서 규율할 경우 코인 환율변동 리스크를 오롯이 가맹점이 지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법률에 담아 이용자 및 가맹점 등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며 “코인 가치 하락에 따른 손해는 코인 보유자 내지는 가맹점에게 전가하면서 발행자는 코인 발권력을 동원해 하락한 가치만큼 손해를 보전하는 식의 불공정 행위는 규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인 간편결제사업자가 지급형 코인을 임의로 발행하고 소각하는 경우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간편결제코인의 발행과 이용의 최고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백서의 발간 및 공시 등 이용자 보호에 필요한 구체적 사안에 대하여는 전자금융거래법에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 관련 감독 규정에서 세부입법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일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페이프로토콜의 신고 심사를 진행, 특정금융정보법 상 신고 요건을 갖추지 못해 불수리 결정을 내렸다. 가상자산 매매업에 필요한 은행 실명계좌를 지난해까지 마련하라고 요구했지만 확보에 실패했다는 이유다.
FIU는 페이프로토콜에 대한 사업자 신고 불수리 결정과 함께 2월5일까지 서비스 이용자와 가맹점 보호를 위한 안내, 서비스 종료 관련 기술적 조치 등을 완료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대해 ‘페이코인’ 운영사 페이프로토콜은 현재 진행 중인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확보 절차를 빠른 시간 내 완료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서를 다시 제출하겠다고 9일 밝힌 바 있다. 최소한의 거래 중지를 막아 소비자 보호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