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국정원, 정치 희생양 돼서는 안 돼"
"왜 검찰 조사 받아야 하는지 이해 어려워"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오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피살됐을 때 당시 상황에 대한 첩보 관련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로 올해 7월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하면서 자신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안보실로부터 자료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국정원에도 삭제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은 14일 서울중앙지검의 출석요구에 응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저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더 이상 국가 안보와 국정원이 정치의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정원을 개혁하러 갔지, 어떠한 삭제나 은폐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안보실 그 누구로부터도 자료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국정원 직원들에게도 삭제를 지시한 바가 없다"고 관련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국정원장 재임 시절, 국정원 직원들과 함께 이룬 성과들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개혁된 국정원이 세계 일류 정보기관으로 제대로 일해 왔다는 것을 검찰과 사법부는 물론 국민 여러분께서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지, 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국정원 고발 내용, 감사원 감사결과, 그리고 서훈 실장 구속 영장을 아무리 봐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관련 수사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알고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진술하겠다"며 "박지원답게 당당하게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검찰은 최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서훈 전 실장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고, 이날 박 전 원장에 대해 검찰 출석이 이뤄지면서 결국 이 사건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