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이 왜 흥국생명 돕나...주주가치 훼손 우려”

“흥국생명은 이호진 개인기업...자금여력 없다는 이유는 핑계”
 
“태광산업의 자금 지원은 일반주주에게 책임 떠넘기는 것”

금융권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오는 13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흥국생명에 제3자배정 방식으로 4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럼은 “흥국생명은 태광산업의 자회사가 아니다. 비록 태광산업과 흥국생명이 표면적으로는 같은 태광그룹 계열사로 분류돼 있긴 하지만 태광산업은 흥국생명의 주식을 단 1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동일한 지배주주를 갖고 있다는 것 말고는 사실상 관계가 없는 흥국생명의 유동성 위기를 왜 태광산업이 해결해야 하는지, 아무런 타당한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흥국생명의 최대 주주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지분 56.3%)이며 나머지 지분도 이 전 회장 일가와 관계사가 모두 보유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이 전 회장이 29.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일가와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치면 지분율은 54.53%에 달한다.

포럼은 “이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개인기업이나 다름없는 흥국생명의 유동성 위기를 태광산업이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당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하고, 이를 태광산업의 주주에게 충분히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며 “흥국생명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책임은 이 전 회장을 비롯한 흥국생명 주주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태광그룹에서는 이 전 회장 일가가 자금 여력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으나,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태광산업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든, 계열사의 지분을 팔든, 흥국생명을 매각하든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며 “이 전 회장은 태광산업에 그 책임을 떠넘기는 가장 손쉬운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시장은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포럼은 “태광산업은 이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개인기업이 아니다. 상장기업이고 수많은 일반주주가 있다.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에 자금 지원을 하는 것은 이 전 회장 일가가 져야 할 책임을 일반주주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태광산업 이사진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회사의 이사, 경영진은 회사와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 복무해야 하는 충실의 의무를 부담하는 자리이지, 지배주주 일가의 사익을 위해 일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포럼은 “13일 태광산업 이사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명의 사외이사를 비롯한 태광산업 이사진이 회사와 주주 전체를 위해 올바르고 현명한 선택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