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원장 "美 IRA 대응, EU 보조금 제도 개편 필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 왜곡 가능성을 상쇄하기 위해 EU 국가보조금 제도 개편과 녹색기술 전환 기금 강화를 검토할 계획이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IRA로 인한 막대한 보조금 영향으로 EU내 기업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를 유럽연합 내부에서 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벨기에 브뤼헤 유럽대학에서 "유럽 내 문제를 해결하는 가운데, 경쟁에 따른 불이익을 줄이고자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며 "IRA는 불공정한 경쟁으로 이어지는 등 코로나처럼 시장을 봉쇄하고 공급망을 분열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IRA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보조금 제도를 개편하고 녹색기술 전환 기금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유럽과 미국이 중국의 핵심 원자재 독점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과 미국은 핵심 원자재 클럽을 설립해 중국의 독점에 대응할 방안을 만들 수 있다"며 "원자재 공급과 생산에 대한 협력이 독점을 극복할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5일 EU와 미국 무역기술위원회가 IRA 관련 회의를 한다. 회의에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발디스 돔브로브스키 EU 통상담당 부집행위원장,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집행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EU는 회의 전망에 대해 부정적이라, IRA와 관련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계획이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국제무역위원회 위원장은 "IRA가 이미 통과됐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변하는 게 없을 것"이라며 "WTO에 제소하는 방식으로 IRA가 WTO의 규정과 양립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