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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화물노동자 계엄령"…민주 "위헌성 커, 일방적 희생 강요"

  • 보도 : 2022.11.29 14:56
  • 수정 : 2022.11.29 14:56

화물연대 29일 성명 "업무개시명령, 생계 볼모로 화물노동자 기본권 제한"

"2004년 도입 이후 발동된 적 없는 사문화 된 법…ILO 105호 강제근로 폐지 협약 위반"

민주 "업무개시명령, 위헌성 커…尹, 외형상 법치주의 내걸고, 화물노동자에 희생 강요"

조세일보
◆…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인천 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앞에서 화물연대 인천지역본부 소속의 한 간부가 삭발하며 안전 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에 대한 교섭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는 29일 정부가 시멘트 분야 운송업무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데 대해 "윤석열 정부는 화물노동자에게 계엄령을 선포했다"며 "생계를 볼모로 목줄을 쥐고, 화물노동자의 기본권을 제한하겠다는 결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업무개시명령은 이 법이 가지는 비민주성과 폭력성으로 인해 2004년 도입 이후 단 한 번도 발동된 적 없는 사문화 된 법"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은 화물노동자에게는 계엄령에 준하는 명령이다. 차라리 죽으라는 명령"이라며 "즉각 업무 복귀를 명령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시 화물노동자의 화물운송종사자 자격을 박탈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실에서는 업무개시명령과 별개로 정부가 직접 주체가 되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언급했다. 답은 미리 정해놨으니 만약 고개를 젓는다면 생계수단을 빼앗아버리겠다는 윤석열 정부에게 화물노동자는 대화의 상대도, 국민도 아닌 모양"이라며 "윤석열 정부에게 가장 중요한 국민이란 곧 대기업 화주자본을 의미하는 듯하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업무개시명령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105호 강제근로 폐지 협약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화물연대는 "여기에는 '파업 참가에 대한 제재'로서 강제근로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며 "105호 협약 강제노동금지는 ILO 4가지 기본원칙 중 하나로 176개국이 비준하고 있다. 모든 ILO 회원국은 비준 여부와 무관하게 회원이라는 사실 자체로 기본 협약의 원칙을 존중하고 실현할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 OECD 36개 회원국 중 미비준 국가는 비준이 임박한 일본을 제외하면 한국이 유일하지만, 한국 역시 협약의 법적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업무개시명령이 화물노동자를 개인사업자로 봐온 정부 입장과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는 "정부는 화물노동자가 개인사업자라면서 '파업'이 아닌 '운송거부'라고 부르고 있다"며 "개인사업자가 자신의 영업을 중단하겠다는데 정부가 일을 하라고 강요하고 개입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법과 원칙'의 잣대를 일관되게 적용하고, 업무개시명령 엄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토부를 향해선 교섭 파행의 모든 책임은 화물연대에 있다는 식으로, 업무개시명령을 정당화하는 명분을 위조했다고 비판했다.

화물연대는 "총파업 전부터 국토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비롯한 강경탄압의 명분을 쌓았다. 총파업 첫날부터 원희룡 장관은 '업무개시명령 발동 여부는 화물연대가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밝혔다"며 "국토부가 막상 총파업이 시작되니, 지금까지 화물연대와의 대화를 위한 노력을 멈춘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대화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말한다. 정부 담화문 발표에서는 그동안 진행된 회의의 안건내용이 무엇이었는지는 쏙 빼놓은 채 화물연대가 참여한 회의 횟수만 발표함으로써 사실관계를 완전히 왜곡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한 업무개시명령이 의결되자 곧바로 시멘트업계 운송 거부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화물차운수사업법 14조에 따라 국토부 장관은 운송사업자나 운수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화물운송을 집단으로 거부해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업무개시를 명령할 수 있다.

해당 명령이 발동되면 화물차 기사는 즉각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업무개시명령을 전달받고 다음 날 복귀하지 않으면 운행정지·자격정지 등 행정처분과 3년 이하 징역, 3천만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8일 화물연대와 정부는 총파업 닷새 만에 첫 협상에 나섰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교섭이 결렬됐다.

정부와 화물연대 측의 강대강 대치 상황이 뚜렷해짐에 따라 오는 30일 예정된 2차 교섭에서 타협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온다.

◆ 민주 "업무개시명령, 위헌성 커…尹, 외형상 법치주의 내걸고, 화물노동자에 희생 강요"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정부가 시멘트 분야의 운송 거부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것을 두고 "정부는 위헌성이 큰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고 대화와 교섭에 성실히 임하라"고 촉구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열고 위헌 논란이 있는 업무개시명령을 시멘트 분야부터 발동했다"며 "외형상 법치주의를 내걸었지만 법적 처벌을 무기로 화물노동자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낮은 운임, 과적 과로로 인한 안전 사고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고민이나 개선 의지는 찾을 수 없다"며 "애초부터 정부는 화물연대와 교섭할 뜻이 없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법치라는 미명으로 화물운전자에게 운전만을 강요한다고 해서 화물노동자와 국민의 안전이 자동으로 지켜지는 것인가"라며 "특히 업무개시명령은 내용과 절차가 모호하고 위헌성이 높아 2004년 도입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발동되지 않았다. 업무개시명령의 발동 조건을 보면 '정당한 사유', '커다란 지장', '상당한 이유' 등 추상적인 개념들이 가득해 임의적 판단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농후하다"고 법 해석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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