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업무개시명령 예고에…민주 "공권력 동원한 협박" "정부부터 법·원칙 지켜야"

더불어민주당은 28일 화물연대 총파업이 닷새째에 접어든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업무개시명령' 발동으로 강경 대응을 예고한 데 대해 "참사의 책임마저 회피하고 있는 장본인들이 생존권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에게는 공권력을 동원한 협박을 가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내고 "대통령실과 이상민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은 불법행위에 엄정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며 "정부여당은 화물연대와 협상할 의지는 있나"라고 이같이 밝혔다.

오 원내대변인은 "정부는 일방적인 합의 파기 후 6개월간 허송세월을 보내더니, 화물운송 노동자들 앞에서 포승줄부터 한손에 꼬나쥔 채 협박만 늘어놓고 있다"며 "첫 교섭을 앞두고 업무개시명령 절차 돌입을 선언한 것은 대화와 협상은 없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섭 전부터 정부 명의의 손해배상 제기 등 법과 원칙이라는 이름으로 엄포를 놓으며 화물연대를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바로 윤석열 정부"라며 "대체 화물연대와 협상할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인지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파업에 나선 모든 노동자들도 우리 국민"이라며 "국가는 모든 노동자들의 권리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정부는 이제라도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고, 화물노동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과 원칙은 대통령과 정부 여당부터 먼저 좀 잘 지키셨으면 좋겠다"며 "법 위에 우리 국민의 합의가 있고 정부의 책임이 있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가 지난 파업 때 화물연대를 만나서 설득하고 동의해서 합의안을 끌어냈던 그 정신은 온데간데없지 않나"라며 "오히려 정부야말로 그동안 약속대로 자기들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서 돌아보고,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계가 그냥 마치 폭력배 집단처럼 이렇게 몰아가는 것이 사태 해결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사법처리 등 강경 대응만 고집할 게 아니라 대화와 교섭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최고위원은 "조직폭력배처럼 힘으로 노조를 굴복시키겠다는 태도로는 사회·경제적 피해만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며 "과속‧과적 문제 해결과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는 안전운임제 등은 생존권적 요구이고, 이는 정부와 정치권이 입법과 제도 개선을 통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 만큼 외면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화물연대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을 내고 "화물연대 총파업, 운송거부는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라면서 "업무개시명령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며 재벌과 대기업 화주 이익을 정부가 보장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논리대로면 화물노동자는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인데 개인사업자가 영업하지 않는 것이 어떻게 불법일 수 있느냐"며 "대통령과 정부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상 업무개시명령을 만지작거리는 것은 화물연대 투쟁이 불법이 아니어서 강제력을 동원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정부의 '업무 개시 명령' 발동시에는 법이 허용하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관련 중앙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첫째, 업무개시 명령을 송달하는 공무집행 과정에 일체의 방해 행위가 없도록 형사, 기동대 등 모든 역량을 투입할 것이며, 둘째 운송 복귀 거부자는 물론 업무 개시 명령 위반을 교사, 방조하는 집행부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