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세계경제, 우려만큼 심각한 침체 겪지 않을 것"

세계 경제가 올해 막바지까지 계속 약화하고 있지만, 이전에 우려했던 만큼 내년 세계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들어가지 않을 것 같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기업 조사에 따르면 11월 미국과 유럽의 생산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다른 지표들은 높은 물가상승률과 금리인상에도 일부 회복하고 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어 전망이 불투명하나, 경제분석가들은 중국 정부가 고강도 방역대책을 완화할 것으로 봐 중국 경제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WSJ은 미국의 낮은 실업률과 강력한 가계가 소비지출을 뒷받침하고 있어 경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40년 만에 최고치에 달하는 물가상승률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어떻게 억제하느냐가 일정 부분 중요하다고 밝혔다.

에너지 공급을 줄이기로 한 러시아의 결정으로 상당한 경제적 혼란이 있을 거로 보였던 유럽은 예상보다 혼란 정도가 작았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아담 포센 소장은 "유럽의 많은 가계와 기업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적응하고 있다"며 "유럽 정부들도 비싸지는 에너지값과 식비를 해결하기 위해 가계에 예상보다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센 소장은 "세계 경제 75% 이상이 실제로 잘 풀릴 것"이라면서 "미국과 유럽의 경우, 경기침체가 짧고 심각하지 않았으며 2023년 4분기쯤엔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은행의 데이비드 맬패스 총재는 "개발도상국은 추가적인 경제적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선진국이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채택한 정책이 가난한 나라의 자본을 유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S&P글로벌이 발표한 미국의 11월 제조·서비스업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46.3으로 전달(48.2)보다 낮아졌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빠른 감소세다. 이 수치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S&P글로벌의 크리스 윌리엄슨은 "생활비 상승, 금융환경 긴축, 높은 차입비용, 내수와 수출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많은 기업이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기업은 11월 재료비와 화물운송비가 하락해 물가상승 압력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경제적 압박이 유럽 기업의 PMI에서 나타났다. 유로존 제조·서비스업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8로 전월(47.3)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선인 50을 하회했다.

WSJ은 세계 경제 전망이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며 미국의 물가하락 정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물가하락에 따라 연준이 얼마나 금리를 올리고 유지할 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

연준은 올해 들어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렸다. 많은 경제분석가는 높은 차입비용으로 인해 미국 경제성장이 위협받을 거로 예상했다.

연준이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은 "미국 경제가 내년 중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거의 기준선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는 올가을에 발생한 금융 긴축으로 경제전망이 하향 조정된 것이라고 WSJ이 풀이했다.

유럽 경제는 앞으로 몇 달 동안 강력한 경제 역풍에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에너지 대기업 가스프롬은 지난 22일 다음 주부터 우크라이나를 통한 천연가스 공급을 더욱더 줄이겠다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