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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안정에 무게 둔 한은, '빅스텝' 피해... 기준금리 3.0%→3.25%

  • 보도 : 2022.11.24 10:28
  • 수정 : 2022.11.24 10:40

24일 금통위, 기준금리 0.25%p 인상... '단기금융시장 안정'에 무게 실어

사상 첫 3연속 '빅스텝' 단행 여부 관심 집중됐지만... 한은, 한템포 늦춰

5%대 고물가 유지됐지만, 한율 1300원대 하락·안정세에 무게감 실려

전문가, 한미 금리 차 더 확대될 경우 추가적 자금유출 가능성 우려도

조세일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4일 기준금리를 연 3.25%로 인상했다.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5%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물가가 정점에 다다랐고 환율 급등세도 꺾인 것으로 한은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변동성이 심화된 '단기금융시장'의 안정을 우선한 선제적 조치로도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한 연 3.25%로 결정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는 아홉 차례에 걸쳐 2.75%p 올랐다.

금통위는 지난 7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10월에도 '빅스텝'을 결정해 최초로 한 해 두 번의 빅스텝을 단행했다. 따라서 앞서 한은의 세 번째 '빅스텝' 단행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보인다. 긴축적 통화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신용경색으로 인해 특정기업이 파산하는 등 금융부실로 이어질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금융시장은 올해에만 기준금리가 2.00%p 이상 상승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 특히 금리 인상은 채권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더욱이 레고랜드 사태가 더해지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증폭됐다. 단기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기업들은 '돈맥경화'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열린 '한국은행-한국경제학회 국제컨퍼런스 2022'에 참석해 "긴축기조가 지속함에 따라 금융안정 유지, 특히 비은행 부문에서의 금융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고(高)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의 긴축 하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이러한 자금흐름을 비은행부문으로 어떻게 환류시킬 것인가는 한국은행이 당면한 또 하나의 정책적 이슈"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한양대학교 겸임교수)은 "금융시스템적 리스크는 신용경색을 초래하고 기업의 돈맥경화 현상을 야기하면서 기업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면서 "특정기업들의 파산이 금융부실로 연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은은 베이비스텝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번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금통위의 이번 '베이비스텝' 결정은 물가가 여전히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점을 넘었다고 판단한 점과 강달러 기조는 여전하지만 145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이 1300원대로 하락하면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본 게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한은은 이전까지 기준금리를 2.5%p이상 인상해 왔다. 이 정도의 긴축적 통화정책만으로도 물가상승률을 내려오게 하는데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긴축을 단행한 것"이라며 "추가적인 강한 긴축이 아니어도 물가는 이제 자연히 잡힐 것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한은의 '베이비스텝' 결정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환율 문제가 완화돼 긴축의 보폭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한국경제는 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이고, 특히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을 결정할 경우 한미 금리 차는 1.25%p로 벌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한미 금리 차가 더 확대될 경우 추가적인 자금유출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우려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안영진 연구원은 "지난 10월 국내 경기나 금융시장 여건에 부담을 가중시키면서도 금리를 빅스텝으로 가져갔던 것은 환율 때문이었다"며 "환율 문제가 완화되어 긴축의 보폭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는 것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원화 강세가 전 세계 외환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졌다면 0.25%p 인상은 환율 안정성을 약간은 주춤거리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시장은 그간 시장과의 소통을 중시했던 한은이 포워드 가이던스(미리 향후 정책에 대한 방향 제시)없이 베이비스텝을 진행함에 따라 심리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안정기에 돌입한 물가를 다시 상승시킬 수도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통화정책은 선제적 지침을 제시해야 되는 데 그동안 사전조치 지침이 빅스텝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시장은 해석했다"면서 "아직 베이비스텝으로 전환할 거라는 인식이 없는 상황에서 한쪽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한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그간 한은은 경기침체를 용인하는 듯이 물가를 잡는 방식을 취했는데 그래도 그 경기침체라는 면에서 최악의 상황을 막아보고자 하는 적정한 수준으로 보인다"며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경기침체 국면으로 가도록 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이번 결정의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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