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경찰서 소속 A씨 "특수본 수사 초점, 용산경찰서 쪽에 맞추는 듯"
"경찰 현장 대응도 조사해야 되나, 참사 '원인'에 초점 맞춰야"
"이상민, 경찰 일체 지휘 권한 없다? 경찰 최정점 계신 분…권한·책임 따라"
◆…지난 11일 오후 경찰들이 통제선이 제거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수사의 초점을 용산경찰서 쪽에 맞추고 있다는 용찰경찰서 현직 경찰관의 지적이 나왔다.
자신을 익명으로 소개한 용찰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관 A씨는 14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수사의 1차적 책임은 당연히 가려내야 되기 때문에 1차적인 책임부터 수사하는 것은 맞겠지만 지금 언론에 나오는 것이나 직원들이 조사받는 형태를 본다면 현장 근무자한테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아쉬움이 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참사 발생 후 경찰이 현장 대응을 어떻게 했는가에 초점이 가 있다는 얘기인가'라는 질문에 "맞다"라며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이니까 당연히 현장에서는 무엇을 했느냐도 조사해야 되겠지만 그전에 가장 중요한 '원인'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저희가 지금 수사를 시작한지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는데 너무 성급하게 현장만 조사하는 것 같다고 얘기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며 "곧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수사가 나올 수도 있으니까"라고 부연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번 참사와 관련 "(경찰에 대한) 일체의 지휘 권한이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이상민 장관은 경찰의 최정점에 계신 분이다. 스스로가 또 그렇게 만들지 않았나"라며 "경찰국을 창설함으로 인해서 경찰을 지휘감독할 수 있고 인사권까지 가질 수 있는 굉장히 최정점에 있으신 분이기 때문에 권한이 온다면 책임도 같이 오는 거 아니겠나"라고 반박했다.
용산경찰서 전 정보계장의 사망에 대해선 "저희들은 지금 매우 큰 충격을 받았고, 아주 침통한 분위기"라며 "참사 이후에도 상처가 있지만 또 이런 일이 발생하니까 도대체 무슨 일인가, 라며 서로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고인이 왜 이런 선택을 했냐고 추정하는가'라는 질문에 "고인의 선택에 대해 지금 단정 짓는 것은 옳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추정하기에 책임과 불명예스러움, 그리고 압박감, 이 모든 것이 혼재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참사 후 정보보고서를 삭제한 혐의로 특수본 수사를 받는 상황이었는데, 참사 원인 규명에 중요한 사안이었나'라는 질문에 "정보보고서 삭제 이유에 대한 수사가 이번 참사의 가장 중요한 사안인지는 모르겠지만 원인 규명에 필요한 사안 중 하나였다고 본다"고 답했다.
A씨는 이태원 파출소 직원들이 희망자에 한해서 타 지구대, 타 파출소, 더 나아가서는 타 경찰서로까지도 전보 조치를 고려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1차 원인자, 책임자로서 지목됐고, 더군다나 우리 동료가 돌아가셨고 국민 여러분이 지금 다들 아파하는 와중에 저희 혼자 아프다고 말할 수가 없어서 저희는 지금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경찰서에 전문심리상담사가 상주하고 있지만 문만 열면 참사 현장인 점이 가장 힘들고 괴로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