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러시아군 수뇌부가 최근 우크라이나에 전술 핵무기를 언제,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과 동맹의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미 고위급 당국자를 인용, 이같은 대화가 이뤄졌다는 정보가 지난달 중순께 미 정부 내에서 공유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러시아의 핵 수사(rhetoric) 강화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의 어려움이 배경이 된 이번 대화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참여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러시아군 수뇌부 사이에서 이런 대화가 오갔다는 것만으로도 러시아군이 지상전에서 밀리는 현재 상황이 얼마나 절박한지, 러시아 장군들이 전장에서의 실패에 얼마나 좌절했는지 알 수 있다고 해석했다.
NYT는 또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연이어 으름장을 놓는 푸틴 대통령의 위협이 단순히 말만으로 그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점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는 경고음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 고위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옮기거나 공격을 준비하기 위해 다른 전술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등의 동향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NYT는 미 정부 관계자들이 러시아군 수뇌부 사이의 대화 시나리오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꺼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앞서 지난 4월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지도부가 지금까지 군사적으로 직면한 좌절과 잠재적인 절망을 고려할 때, 우리 중 누구도 전술 핵무기 또는 저위력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NYT는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번 보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우리는 처음부터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 사용 가능성에 대한 러시아의 발언에 깊이 우려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으며 현재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이 부분을 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주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을 시험하는 연례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에 대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사용하기 위한 "일종의 은폐 활동"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평가한 바 있다.
NYT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 2000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술핵무기가 아직까지 직접 사용된 적은 없지만 미국은 러시아가 전황에 불리한 이상 언제든 핵무기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사용에 대한 권한은 푸틴 대통령만이 유일하게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