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서훈·노영민, 첩보삭제 전면 부인… "'월북'은 논의대상 아니었다"

국방부·국정원 '서해공무원 피격' 첩보 삭제 의혹 '전면 부인'

박지원 "국정원, '박지원 재임 前 삭제전례 없다'고 말장난해"

서훈 "서욱·김홍희, 검찰에서 '서훈 지시' 진술했을 이유 없다"

노영민 "1차 자료 같던 'SI 해독' 필요해 국방부에 노력 주문"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3일 새벽 1시 관계장관회의의 주된 쟁점은 월북이 아니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처음에는 저에게 '군 첩보'를 삭제했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국정원 보고서'를 삭제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제가 지시했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제가 '국정원장 비서실장을 통해' 지시했다고 한다"며 "감사원은 2020년 9월 23일 (새벽 1시) 청와대 심야회의(관계장관회의) 후 국정원도 삭제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정원 고발장에는 9월 23일 아침 제가 삭제를 지시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국정원이 생산한 보고서는 메인서버에 남는다는 박 전 원장의 발언과 달리, 국정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메인서버에 저장된 첩보 삭제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나 삭제 시 사실상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기자들에게 "제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메인서버는 삭제가 불가능하다고 한 것"이라며 "기술적인 것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이유 없이 삭제하는 것은 위법행위로서 원장이 이를 지시하는 것 또한 위법하며, 박지원 전 원장 재임 기간을 제외하고는 이러한 전례가 없었다'는 국정원을 향해 "교묘하게 그 뒤에다가 '박지원 원장 후에는 삭제 지시가 없었다'(고 했다)"며 "국정원의 말장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 실장의 삭제 지시가 있었다'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검찰진술과 관련해 "그런 지시나 협의가 없었기 때문에 그분들이 그런 진술을 했을 이유가 없다"며 "자료 삭제 논의 자체가 없었다"고 했다. 노 전 실장은 "사실 저희는 이것에 대한 자료나 메모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기억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23일 1시 회의 당시 SI에 '월북'이라는 것은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당시 월북이 주요 논의대상은 아니었다. 소위 북한에서의 참변에 대한 첩보 수준 내용의 사실확인이 우선이었던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SI자료 자체가 상당히 '1차자료' 같았다. 비문도 많았고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해독되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해당 정보 생산기관(국방부)에서 정확한 자료를 계속해서 생산해낼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 달라' 이런 쪽의 얘기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시 국회 정보위에서 국방부 정보본부장이 월북으로 판단한 이유에 대해 보고드린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국방위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알아보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3일 새벽 1시 회의'와 관련해 "그날 저녁에는 조각 첩보를 가지고 얘기하는데 저는 몰랐다. 무슨 숫자도 나오고 복잡했다. (서욱 장관도 장관이 된 지 3일(사흘) 돼서 잘 모르는 것 같았다)"며 "그러니까 서 실장이 '국방부가 SI 첩보를 잘 정리해서 내일 오전(23일 오전 10시) 회의에 보고해 달라'고 해서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서 어떤 구체적으로 삭제를 지시했다, 무슨 얘기를 했다 하는 것은 제가 전문지식이 없기 때문에 잘 몰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