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권한대행…"더탐사 '소설 쓰는 것'" 전면 부인
김의겸, 국감장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 술자리 참석 주장
한동훈 "장관직 걸겠다. 의원님은 뭘 걸겠나" 반박
대통령실 "김의겸 의원 꾸며낸 소설 발표, 면책특권 기대 허위 사실 유포"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국회 법사위 종합감사에서 한동훈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김 의원은 한 장관이 지난 7월 20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앤장 변호사들과 함께 청담동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더탐사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김의겸 의원이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법무장관을 상대로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과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변호사들과 함께 청담동에서 술자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한 장관이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당시 술자리에 대해 거짓말 논쟁으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김 의원은 24일 법사위 종합감사 첫 질의자로 나서 한 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것은 '시민언론 더탐사'의 제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더탐사는 24일 밤 유튜브 방송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 및 김앤장 변호사 등 35명 가량이 청담동 바를 통째로 빌려 술자리를 했다는 제보자의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또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권한대행과의 두 차례에 걸친 전화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 자리에 윤 대통령과 한 장관도 함께 했다고 주장했다.
더탐사 측은 지난 7월 이후 3차례에 걸쳐 한동훈 장관을 취재했던 이유가 제보 이후 한 장관이 또 다른 술자리를 갖는지 확인차 진행했던 후속 취재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 장관은 더탐사의 취재에 대해 스토킹이라며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더탐사의 보도에 따르면 제보자는 첼리스트로 제보 내용은 지난 7월 20일 술자리에서 반주를 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과 이 여성의 전 남자친구가 술자리 상황에 대해 나눈 통화 내용을 녹음한 음성파일이다.
이 여성은 "청담동 거기(술바)를 다 빌렸다. 한동훈, 윤석열까지 다 온 것이다", "한동훈이 먼저 왔고~, 나중에 'VIP 들어오십니다' 하더니 그때가 1시였다."며 "윤 대통령이 동백아가씨를 부르겠다고 해서 연주를 해줬다"고 말했다. 이세창 전 총재와 김앤장 변호사들이 있는 자리에 한 장관과 그 후 윤 대통령까지 참석했다는 내용이다.
제보에 따르면 원래 이 자리는 이세창 전 총재가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앤장 변호사들과 한 장관, 윤 대통령을 포함해 35명 정도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탐사의 강진구 기자는 이세창 전 총재권한대행과의 전화 통화를 공개하면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의 술자리 참석 여부를 확인했다.
◆…더탐사의 강진구 기자가 이세창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권한대행과 전화 통화를 통해 지난 7월 20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의 술자리 참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더탐사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이세창 : 네
강진구 기자 : 그날 모임 취지가 무엇이었나.
이세창 : 그건 제가 대통령과 한동훈(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일어난 일을 내가 말할 수는 없죠. 친하고~, 예의도 아니고~.
강진구 기자 : 야간에 밤늦은 시간이었는데...
이세창 : 그렇게 늦지도 않았어요
강진구 기자 : 자정 넘어서 새벽 3시까지 있었다고 하던데요...
이세창 : 좌우간...
강진구 기자 : 특별한 안건이 있어서...
이세창 : 네네 그런 건 없습니다.
강진구 기자 : 그냥 정부 출범해서 잘 해보자 이런 취지였나요?
이세창 : 네네 맞습니다.
더탐사 측에서 공개한 이세창 전 총재권한대행과 강진구 기자의 전화 통화 내용을 보면 이 전 총재가 7월 19일에서 20일로 넘어가는 자정 무렵 한 장관과 윤 대통령이 참석한 술자리가 있었음을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내용을 김의겸 의원이 제보를 받고 24일 국감장에서 한 장관에게 물은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김 의원의 폭로 내용에 대해 발끈하며 "제가 저 자리에 있었거나, 비슷한 자리에 있었거나, 근방 1킬로미터 옆에 있었으면 장관직을 걸겠다"며 "의원님은 무엇을 거시겠냐"고 반발했다.
한 장관은 또 "제가 노래를 부르고 새벽 3시 넘어 동백아가씨를 했다고? 이렇게 공개적으로 대한민국 법무장관을 모욕할 만큼 자신있는 말씀이냐"며 "저는 (첫 번째 녹음파일에 나온) 이세창 총재라는 사람과 스친 적도 없고, 저 자리에 제가 갔던 적이 없다"고 술자리 참석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국정감사 이후 이세창 전 총재권한대행은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의원이 무슨 근거로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한 마디로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반박했다.
이 전 총재권한대행은 "나는 그런 위치에도 있지 않고, 그런 술자리가 있었다는 것도 금시초문"이라며 "김 의원이 제시한 7월 20일이면 대통령의 일정인데 민간인 신분인 제가 어떻게 알겠느냐"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아무리 면책 특권이 있는 국회의원이라도 이런 허무맹랑한 질의를 해도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두 번 다시 이런 허위 사실을 퍼트리는 사람이 있으면 법적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대통령실 역시 24일 국정감사 후 김의겸 의원이 면책특권에 기대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것에 사과를 요구하는 서면 브리핑을 내놓았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저녁 서면 브리핑에서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의 동선과 관련해 완전히 꾸며낸 소설을 발표했다"며 "아무런 근거 없이 면책특권에 기대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에 자신이 있다면 국회 밖에서 말하라"고 압박했다.
이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김 의원의 분명한 입장 표명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탐사 측은 이날 방송에서 "한동훈 장관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면 기꺼이 환영한다"며 소송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