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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두 번째 ‘빅스텝’ 단행…기준금리 연 3% 시대 도래

  • 보도 : 2022.10.12 09:56
  • 수정 : 2022.10.12 09:56

조세일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인상했다. 5~6% 고물가가 지속되고 환율마저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과도한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속도조절을 고려했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한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인상한 연 3.00%로 결정했다. 10월 기준금리가 또다시 인상되면서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는 일곱 차례에 걸쳐 2.00%p 올랐다.

금통위는 지난 7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10월 ‘빅스텝’을 결정해 사상 최초로 한 해 두 번의 빅스텝을 단행했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1400원에 이어 1450원대를 위협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환율과 5~6%대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고물가를 잡기 위한 긴축적 행보를 이어가면서 경기침체를 최대한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넘어 1450원 돌파 가능성마저 제기된 상황이다. 더욱이 무역수지는 6개월 연속 적자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10월 들어 38억달러 적자가 발생하면서 연간 누적 적자가 3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10일까지 무역수지 누계는 327억1000만달러 적자로 이 추세라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의 206억달러 적자를 넘어선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적자 폭을 기록하게 된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221억1300만달러 흑자였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경상수지는 8월에 전년동월대비 104억9000만달러 악화한 30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7월 10년3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한 상품수지도 전년동월 60억3000만달러 흑자에서 104억8000만달러 감소한 44억5000만달러 적자로 2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6%로 8월 5.7%에 이어 두 달 연속 5%대를 나타냈지만 근원물가는 7월 3.9%, 8월 4.0%, 9월 4.1%로 외식 등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도 4%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빅스텝 단행의 이유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5일 개최한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러-우 전쟁 전개 양상, 글로벌 긴축기조 강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높은 수준의 환율, 주요 산유국의 감산 규모 확대 등이 상방리스크로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한양대학교 겸임교수)은 “물가상승룰이 고점을 찍고 다소 안정화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5%대의 높은 물가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는 흐름에 대응한 통화정책 기조로서 긴축을 더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책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강력한 긴축의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 주요국들도 긴축행보에 참여함에 따라 대내외적인 경제 불확실성은 더욱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김 실장은 “강달러 기조나 스웨덴의 울트라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1.00%p 인상), 유로존의 자이언트스텝 등 세계 주요국들의 긴축행보 속에서 한은이 베이비스텝만 유지했다면 완화적 통화정책에 해당되기 때문에 긴축적 통화정책 행보를 보임으로써 강달러 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0.50%p 인상으로는 환율 급등세를 막기 어렵고 한미 간 금리 역전, 무역적자 지속 등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김 실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만 보면 베이비스텝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이번 금리인상은 킹달러 방어에 보다 초점이 있기 때문에 빅스텝이 맞다고 본다”며 “환율만 고려해서 통화정책을 결정한다면 자이언트스텝으로도 부족하다. 미국보다 금리를 올려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거시경제적으로 외환위기는 방어하되 경기침체를 막아야 한다. 지금은 경기둔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이언트스텝 시 자칫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므로 그것만큼은 방어하겠다는 한은의 의지 표현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금통위의 0.50%p 인상결정으로 시장 일각에서는 연말 기준금리가 3.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한은은 금리인상으로 가계부채 문제를 우려하고 있지만 저소득층들은 정부의 지원으로 대응하고 지금은 물가와 금융안정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이라며 “11월에도 빅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는 연말 3.50%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추가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는 3.75%가 되겠지만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지속한다면 기준금리 4.00%의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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