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우리가 대화 거부한다는 건 거짓말…제안 받은 적 없어"
바이든 '아마겟돈' 발언 겨냥 "핵 언급할 때 책임감 가져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진 로이터>
1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국영 방송 '로시야-1'과 인터뷰에서 다음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푸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누차 이야기했듯이 우리는 대화를 거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최근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관이 미국은 대화에 열려 있으나 러시아가 거부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선 "거짓말"이라며 "어떤 진지한 접촉 제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튀르키예(터키)가 서방과 평화회담을 주선하겠다고 한 데 대해선 "어떤 제안이든 들을 뜻이 있다"면서도 "결과가 있을지 미리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이번 주 카자흐스탄 방문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관련 제안을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양국 정상회담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라브로프 장관의 해당 발언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겨냥한 러시아 공습이 있은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매우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것을 가식(posturing)으로 본다. 잔인한 침략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화와 외교적 해결에 참여하겠다는 러시아의 건설적인 재안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회담은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협상의 조건으로서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반대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안보 위협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에 위협이 되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계획 및 무기 배치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특별 군사 작전'의 목적에 변함이 없다며 "우크라이나가 무엇이든 자신들 뜻대로 해도 되는 테러국가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핵전쟁 위협과 관련해 언급한 '아마겟돈'(성경에서 묘사된 인류 최후의 전쟁) 표현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대량 살상 무기를 포함한 도발을 꾀한다고 주장하거나 핵전쟁 이슈를 제기하는 이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이해하길 바란다"며 "미국과 그들의 위성국가, 그리고 그들의 전문가 및 정치인들도 공개 발언을 할 때는 최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대통령은 핵 공격에 따른 러시아의 파괴, 또는 러시아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공격을 막기 위한 보복 수단으로만 핵을 쓸 수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일 민주당 상원 선거위원회 리셉션 행사에서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해 "우리는 쿠바 미사일 이래 아마겟돈이 일어날 가능성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