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안 관련해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을 방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자막 사건'을 '외교참사'로 규정하며 제출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의 본회의 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강공'에 나섰다. 당 일각에서는 '박진 해임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해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김진표 국회의장에 대한 '해임' 요구도 나왔다. 김 의장은 여야를 향해 오후 2시까지 합의를 도출할 것을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마치고 김영선·서병수·조경태·홍문표·김기현·김학용·권성동·이명수·윤상현·이종배·이채익 등 당 중진의원들과 국회의장실을 찾아 '박진 해임안'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김 의장에게 본회의 상정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 의장과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합의 없는 직권상정은 전혀 되지 않는다는 뜻을 강하게 전했다" "김 의장에게는 21대 국회 후반기 첫 정기국회인데 여야 합의없는 일방적 진행은 국회의 파행을 불러오고 의회 민주주의를 짓밟는 일이니 강력히 막아달라고 요청했다"며 "김 의장이 2시까지 여야의 합의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은) 어떻게든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깎아내리고 싶겠지만, 'MBC 자막 문제'가 드러난 상황에서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자 이렇게 강공책으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 의사일정이 합의되지 않은 경우에는 상정을 못하게 돼 있지만, 김 의장은 어제 방문 면담 결과, 합의되지 않더라도 직권상정할 듯한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을 표명했다"며 "해임 건의안은 헌법상에 있는 국회의 권능이지만, 그런 권능이 발동되면 그것이 이행될 수 있어야 한다.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여서 마구잡이로 해임 건의안을 내고, 해임 건의안 내도 해임되지 않은 상황이 되면 오히려 국회의 권능이 떨어지고 희화되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을 향해 "여야 간 합의되지 않은 의사일정을 일방적으로 상정하는 것은 협치 포기나 다름없다. 김 의장은 '민주당만의 의장'이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야를 모두 대표하는 의장이 돼야 한다. '내 몸속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하셨는데 의장이 되는 순간에는 그 피를 확 바꿔야 할 것"이라며 "만약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 의장이 해임 건의안을 일방적으로 상정한다면 우리 당은 강한 반대와 항의의 뜻을 전하고 규탄해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채익 의원은 공개발언을 통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번 해임 건의안은 막아야 한다. 만약 이 부분이 여야 합의 없는 의사일정이 강행된다면 강력히 항의하고 오히려 김진표 국회의장의 해임을 발의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의원들을 향해 "오늘 단호한 자세와 각오로 대야(對野) 전선에 함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박성중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회의장은 '민주당 측 사람'이기 때문에 민주당과 공동보조할 것"이라며 "'외교참사'에 대한 해임건의안에서 과연 박 장관의 책임이 구체적으로 뭔지를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본회의에서 처리돼도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으면('거부권'을 행사하면 해임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은 야당의 '명분 쌓기'라는 차원"이라며 "(정치적으로) 부담은 되겠지만, 이번 사건은 '날리면'을 '바이든'이라고 완전 조작 처리해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대통령도 강하게 추진하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