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 前유엔대사 "尹순방, '의전 미흡' 부각... 실무진, 현상에 끌려다녀"

"외교성과, 축구경기 아냐... 몇 달 몇 년 지나야 나와"

"성급한 한미 정상회담 개최 발표... '확정' 後 했어야"

"한일 정상회담, 상징적 의미로 접근·본질 충실했어야"

"尹대통령 비속어, '외교문제 비화' 가능성은 높지 않아"

오 전 대사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외교의 성과는 축구경기처럼 현장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몇 달, 길게는 몇 년이 지나야 나온다. 이러다 보니 외교를 보는 분들에게는 현장에서의 외교적인 실수나 의전이 더 부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전 대사는 한미 정상회동, 약식 한일 정상회담에서 부각된 실수를 지적하며 "외교의 관행은 오랫동안에 걸쳐서 쌓여온 것이고 그런 관행이 쌓인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준비하시는 분들이 그런 게 잘 안되시는 것 같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 확정된 후 발표했어야... 너무 '성급'"

그는 "모든 정상이 유엔에 왔을 때 꼭 만나려고 하는 사람이 두 명 있다. 한 사람이 유엔 사무총장이고 다른 한 사람이 미국 대통령"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은 회원국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10분씩이라도 만나자는 정상은 다 만나준다. 미국 대통령은 회원국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아예 안 만난다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이어 "미국도 어느 정도 회담 가능성을 이야기했을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성과로 미리 얘기한 게 아닌가"라며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로 됐다는 보도를 보고 이번의 경우는 우리 현안이 많아서 아마 그렇게 정상회담이 정해졌나 했는데, 발표가 너무 성급했다. 그러한 발표는 완전히 정해진 후에 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한일 정상회담, '의전 부각' 현상에 끌려다니지 말았어야"

또 윤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참석한 행사장에 찾아가 '굴욕회담'을 했다는 공세와 관련해서도 "이 회담 역시 '이런 만남 자체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좋았을 뻔했다. '어디 가서 만나느냐', '누구에게 더 가까운 쪽에서 만나느냐', '누가 먼저 만나자고 했느냐' 이런 것이 부각되는 거에 끌려다니지 말고 그것을 넘어서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尹대통령 비속어 논란, '외교문제 비화' 가능성 높지 않아"

그는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은 외교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영어로는 (이런 상황을) 핫 마이크(Hot Mike)라고 한다. 금년 초에 바이든 대통령도 마이크가 켜져 있는 걸 모르고 특정 언론인을 상대로 'stupid son of XX' 이런 식으로 얘기한 게 방송됐고 속기록에도 남았다"며 "유사한 실수다. 이런 게 무슨 외교적인 문제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했다.

이어 '외교적으로 진짜 문제가 없겠느냐'는 진행자의 거듭된 물음에 "사람들이 아무도 듣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한 말"이라며 "그런 부분까지 외교적인 문제로 삼는 경우는 과거에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되진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