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5.5원 오른 1409.7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 1398.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후 곧바로 1400원을 넘었다. 장 마감 전에는 1413.5원까지 치솟으며 1410원도 돌파했다. .
환율이 장중 1410원을 넘은 것은 고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31일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만에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20일 1412.5원 이후 최고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p 인상 결정을 하면서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11월에도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p 인상)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전망을 통해 더욱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확인했다”며 “이에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10원 가까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미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3.125%(3.0~3.25%)로 인상됨에 따라 한국보다 0.625%p 높아지며 한미 간 기준금리가 역전됐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이날 ‘한미 기준금리차 변화가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분석’ 보고서에서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0.125%p(빅스텝 가정)~0.375%p(베이비스텝 가정)로 기준금리 역전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한미 간 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 10월 한은 금통위가 베이비스텝을 밟을 경우 원·달러 환율은 1434.2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빅스텝 단행 시에는 1409.6원으로 전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민간의 금융방어력이 취약한 상황이어서 한은이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을 추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미 간 금리 역전에 따른 환율 상승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고 원자재 수급 애로를 해소하는 등 무역수지 관리 중심의 외환시장 안정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국내 물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한국은행 입장이지만 연초 대비 환율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원·달러 환율의 추가 약세가 진행 중이고 주요국 대비 상대적 약세 폭도 엔화와 크로네화 다음으로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내외 금리차 확대 관련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미 정책 당국자의 스탠스 변화 발언과 그 당시 양국 기준금리 컨센서스를 보면 한국은행이 감내할 수 있는 최대 금리 역전 폭은 1.00%p로 추정된다. 미국이 더 크게 올리면 한국도 그 경로를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