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등은 현행법상 담배의 정의에 미포함
전자담배기기, 공산품으로 관리돼 인터넷 거래 가능
◆…자료사진:로이터통신
전자담배의 제품 성분에 대한 객관적 연구 결과가 없어 흡연자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전자담배의 확산, 이대로 괜찮은가'의 주제로 '제1회 금연정책 공개토론회'를 개최해 전자담배 확산에 대한 문제점과 규제 사각지대에 따른 부작용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부의 금연정책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책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기일 복지부 제2차관은 영상 개회사를 통해 "최근 청소년 등을 중심으로 전자담배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나, 법적으로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법·제도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전자담배 관련 정책 방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법·제도적 개선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세훈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자담배의 종류에 따라 담배에 관한 경고문구 표시를 의무적으로 표시하지 않을 때도 있다. 아울러 전자담배기기는 법적 규제에서 빠져있고 공산품으로 관리되고 있어 인터넷 거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법 개정으로 담배를 연초의 잎뿐만 아니라 모든 니코틴으로 만든 제품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전자담배도 담배와 동일하게 규정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담배사업법에 따르면 연초의 잎을 원료로 만든 제품만 담배로 규정하고 있다. 연초의 줄기·뿌리에서 추출한 천연니코틴을 사용했거나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니코틴을 사용한 제품은 담배에 포함되지 않아 법적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 다만 연초의 줄기·뿌리를 원료로 만든 담배 제품엔 제세부담금만 부과하고 있다.
윤석범 복지부 건강증진과 사무관도 현행법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국내 정책에서 보면, 전자담배는 법적으로 담배와 별도로 분류하고 있지 않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 등은 현행법상 담배의 정의에 포함되지 않아 각종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에 비해 일부 독성성분이 낮다는 점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금연 의지를 무력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위해성이 떨어진다는 내용으로 마케팅하는 모든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폐해의 본질은 차이가 없다"며 "이같은 마케팅은 흡연자의 금연 의지를 무력화시키며 특히 청소년의 흡연을 조장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자담배의 성분 정보가 부족해 객관적 연구 결과가 필요하는 주장도 나왔다.
임민경 인하대 의대 교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많은 유해성분의 검출 농도가 궐련에 비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궐련에 없는 새로운 성분이 검출되고 있다. 니코틴 농도도 일반 담배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현재는 담배회사 중심의 연구결과에 의존하고 있으며 제품 성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전문기관에 의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