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먹튀’ 막는다...내부자거래, 30일 전에 공시해야

1% 이상 또는 50억원 이상 매매 시 사전공시
위반 시 형벌, 과징금 등 제재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 추진

12일 금융위원회는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도입을 통해 내부자 주식거래 관련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최근 5년간(2017~2021년)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의결된 불공정거래 사건 274건을 분석한 결과,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는 119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43.4%)을 차지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상장사 임원, 주요주주 등 내부자의 미공개정보 이용을 방지하기 위해 직접규제와 단기매매차익 반환, 사후공시 등 사후적 규제를 병행해 규정하고 있다. 내부자가 법인 주식을 6개월 이내에 매매해 차익을 얻은 경우 이를 반환해야 하고, 주식 소유‧변동사항이 있는 경우 5영업일 내 공시해야 한다.

금융위는 올해 3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한 주식을 상장 후 6개월간 매도할 수 없도록 제도를 개선한 바 있다.

그러나 사후적 공시·제재만으로는 내부자의 불법행위를 실효적으로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고, 내부자의 지분변동에 대한 정보가 일반 투자자에게 제때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

이에 금융위는 현행 사후공시 체계를 ‘사전+사후공시’ 체계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상장사 내부자는 총발행주식 수의 1% 이상 또는 거래금액 50억원 이상을 매매하려는 경우 매매목적‧가격‧수량 및 매매예정 기간 등 매매계획을 매매예정일 최소 30일 전까지 공시해야 한다.

쪼개기 매매 등 규제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매매예정일 기준 과거 1년간 거래금액을 합산해 판단한다.

카카오페이 사례의 경우 일부 임원이 발행주식의 0.17%(23만주, 약 470억원)를 처분했는데 앞으로는 대규모 상장사 임원이 지분 매도하는 사례를 효과적으로 규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총발행주식 수의 1% 미만이고 거래금액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거래나 외부요인에 따른 지분변동(상속, 주식 배당, 주식양수도 방식의 M&A) 등은 사전공시대상에서 제외된다. 주요주주의 재산권 행사가 과도하게 침해되거나 기관투자자의 포트폴리오가 누출되는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매매계획을 변경‧철회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사망, 파산, 부도 등 법령에 정한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인정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부자 주식거래의 정보 투명성을 강화해 미공개 정보이용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며 “시장에서 예측 가능한 적응기간을 부여함으로써 일시적인 물량출회로 인한 시장충격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미공시‧허위공시‧매매계획 미이행 등의 경우 형벌, 과징금, 행정조치 등 제재를 부과해 실효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아울러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연내 국회에 제출하는 등 조속히 입법화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