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은 반역”…푸틴 탄핵 결의안 낸 러시아 구의원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의 일부 선출직 공무원들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고 나섰다.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공개 비판은 극히 이례적이다.

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시 스몰닌스코예 구의회 의원들은 이달 7일 “푸틴 대통령의 특별군사작전 개시 결정은 반역 혐의에 해당한다”면서 러시아 하원(국가 두마)에 대통령 탄핵을 요청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결의안에는 이번 전쟁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고 국가 경제가 약화했으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진(東進)이 빨라지는 등 러시아 안보와 국민을 해롭게 했다고 비판했다.

결의안을 작성한 의원 중 한 명인 니키타 유페레프 구의원은 WP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단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을 것이고, 이 작전을 중단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요청은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이 아예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작성했다”고 말했다.

해당 결의안이 공개된 지 하루 만인 8일 스몰닌스코예 구의원 4명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킨 혐의로 현지 경찰에 소환됐다. WP에 따르면 현재 2명은 풀려났으나 비판에 가세한 의원들은 최소 벌금형에 처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난 3월 러시아 의회는 우크라 전쟁과 관련, 자국 군대에 대한 가짜뉴스를 양산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러시아 연방의 무력 사용에 대한 신뢰도를 실추시키는 행위에 대해 최고 15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러시아 인권감시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서 반전운동으로 체포되거나 구금된 사람은 1만6437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