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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표가 대통령 공격... 최소한의 '금도(襟度)' 사라진 정치

  • 보도 : 2022.08.16 13:30
  • 수정 : 2022.08.16 13:30

이준석 "당의 위기 아닌 尹의 지도력 위기"... '전면전' 밝힌 형국

李 "나를 '이XX 저XX'라 해"... 尹 직격, 정치사에 흔치 않은 일

尹정부 출범 100일 앞둔 평가 "25점"... 與지도부 반응과 '결' 달라

천하람 "尹대통령과 결별 선언"... 李 "결별 선언이면 이렇게 안해"

與 대표, 대통령 공개 공격한 사례 없어... 초유의 일로 기록될 듯

野, '이준석-尹대통령 갈등 구도'에 반색... '반사이익'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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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대표를 지낸 인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현 대통령을 작심 비판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던 중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흘렸다.[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원색비난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광복절인 15일 한 방송에 출연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여당 대표를 지낸 인사가 대통령을 직접 공격한 사례가 우리 정치사 초유의 일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는 것은 물론, 내홍이 어디까지 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앞서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원내대표에게 보낸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건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의 위기"라고 직격했다.

또한 윤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이XX, 저XX'라고 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대통령이 이준석을 별로 안 좋아하는구나, 쟤 때려도 되겠구나' 하면서 윤핵관 등이 저를 때리는 지령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광복절인 15일 CBS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선 윤 대통령이 자신을 '이XX, 저XX'라고 비난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소위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들이 저를 때리기에 들어오는 약간 지령 비슷한 역할을 한 것"이라고 거듭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출범 100일에 대해선 "(성적표가) 25점이다. 지난주 갤럽수치"라고 낮게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여당 지도부가 대통령 국정수행 점수를 매길 때는 아무리 여론이 좋지 않더라도 ‘50점은 된다’라며 두둔하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또한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문자메시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뒷담화를 할 거면 들키지나 말지"라고 비꼬기도 했다. 지난달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 이후 39일 만의 인터뷰를 통해 윤 대통령과 윤핵관에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내 반(反)이준석계 인사들은 이 대표의 발언을 '내부총질'로 규정하고 언행에 대해 경고했다.

당 원로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전편에 흐르고 있는 기류는 '불만'"이라며 "당에 대한 불만이 이렇게 많은 당 대표는 일찍이 없었고 앞으로도 드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양두구육, 삼성가노 같은 말을 더는 쓰지 않기를 바란다"며 "상대방 인격에 치명타를 가하면서 자신의 도덕적 수준까지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도를 넘었다는 지적인 셈이다.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전 대표 기자회견에 대해 "본인으로서 억울하고 화도 나겠지만 정치인은 해야 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될 말이 있다"며 "실질적으로 내부총질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나 전 의원은 "당내에서는 일부 발언에 대해서 '망언이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며 "정치인은 해야 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의 본질은 이 전 대표 본인의 성비위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7억 투자 각서를 최측근이 작성한 것에서 시작된 것임을 언급한 나 전 의원은 "그때 물러서서 조금 기다리면 오히려 기회가 올 텐데 결국 이런 모양으로 가니 기대를 접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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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홍준표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판의 천변만화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데 아직도 1년 전 상황으로 착각하고 막말을 쏟아내면서 떼를 쓰는 모습은 보기에 참 딱하다"며 "더 이상 이준석 신드롬은 없다"고 쓴소리를 내놓았다.

1년전 전당대회 때 당원과 국민들은 정권교체를 위해 무언가 바꾸어 보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준석 신드롬을 만들어냈지만, 정권교체가 된 지금은 모두가 합심하여 윤 정권이 안정되고 잘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 민심과 당심이라고 강조하면서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권 탄핵 때는 몰락해가는 정권이어서 흔들기 쉬웠지만 윤 정권은 이제 갓 시작했다"라며 "대의(大義)를 위해 소(小利)를 버리라. 당랑거철(螳螂拒轍)에 불과하다"라고 경고했다. 자기의 힘은 헤아리지 않고 강자에게 덤빔을 질책한 것.

그는 지난 13일에도 이 전 대표가 '이XX 저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며 윤 대통령을 비난한 데 대해 "왜 그런 욕을 먹었는지도 생각해봤으면"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수준 낮은 얘기"라며 "예를 들어 왕따 피해자가 있을 때 가장 안 좋은 게 뭐 왕따 당하는데도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이런 것"이라고 맞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준석-尹대통령 갈등 구도'에 반색... '반사이익'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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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충남 공주시 금흥동 충남교통연수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에 총공세로 나온 점에 대해 반색했다. 전 여당 대표의 대통령 공격에 얻는 반사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지난 14일 충남교통연수원 강당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어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울먹울먹하면서 그렇게 고생 고생해서 대통령 만들어 주었더니 정작 그 사람은 사석에서 자기를 향해 '이XX 저XX'했다더라"라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이어 "그래도 자기는 참을 인(忍)자 세 글자를 품고 열심히 그런 분의 당선을 위해서 노력했다. 이런 고백을 하면서 울었다"며 "참 잔인한 것이 정치라고 하지만 만약 이준석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우리는 배은망덕한 대통령을 모시고 있구나 그런 한탄을 하게 된다"고 윤 대통령을 원색비난했다.

그러면서 "국민통합은커녕 당내 통합조차 이루지 못하는 분이 지금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으니, 오로지 정치 보복과 권력 장악에만 현안이 되어 있는 그런 대통령을 모시고 있으니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떻게 갈 것이냐 하는 걱정들을 국민들이 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다시 더불어민주당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하람 "李, 尹대통령과 결별 선언"... 李 "결별 선언이면 이렇게 안해"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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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6일 국민의힘이 이준석 당대표 탄핵안을 놓고 마라톤 의원 총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가 "이준석 대표를 여러분이, 국민이 뽑았다"며 "저와 대표와 여러분 모두 힘 합쳐서 3월 대선을 승리로 이끌자"고 호소하며 탄핵안을 전격 철회시켰다. [사진=연합뉴스, 국회공동사진기자단]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과 이어진 방송 인터뷰 내용에 대해 결국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결별을 선언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천하람 국민의힘 개혁위원(순천 당협위원장)은 15일 밤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기자회견도 기자회견이었지만 라디오 방송할 때 본심을 더 잘 이렇게 얘기하는 것 같다"며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결별을 선언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단정적으로 얘기하진 않지만 사실상 윤 대통령과의 결별을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신당 창당은 없고, 당내에서 노선 투쟁 또는 주도권 확보 경쟁을 본격화하겠다는 점을 천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가 다시 손을 잡기엔 "거의 어려워졌다"고 전망했다. 이 전 대표가 주장한 윤핵관 2선 후퇴와 당이 당원들의 민주적 의사에 의해서 작동하도록 하는 적극적인 조치들이 나오지 않는 한은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이 윤 대통령과의 결별 선언이었냐는 질문에 대해선 "결별 선언할 것 같았으면 이렇게 안 한다"며 "그렇게 보고 싶은 분들이 많은 것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천 위원은 현재 이 전 대표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당원들의 지지를 더 넓히는 쪽으로 전략방향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원내엔 세력이 거의 없지만 취임 이후 당원이 많이 늘었고, 당 지지층에서도 꽤나 사랑을 받고 있기에 승산이 없는 건 아니라는 주장도 펼쳤다.

그러면서 ‘이XX, 저XX’, ‘양두구육’ 발언을 언급한 것은 이 전 대표 기질로 봐서 "드문 일이 아니라 굉장히 전략적"이라고 말했다. 즉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이 당 차원에서 머리가 아픈 일이기도 하고 여론전을 좋아하고 선택한 이 전 대표로서는 나쁠 게 없다는 해석인 셈이다.
기자회견 중 눈물까지 보인 李... 與대표, 대통령 공개 공격한 사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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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 작심 비판하면서 우리 정치사에 '여당 대표의 대통령 공격'이라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지난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던 중 눈물을 닦은 뒤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이 전 대표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앞서 기자회견에서 "선거과정 중에서 그 자괴감에 몇 번을 뿌리치고 연을 끊고 싶었다"며 "어디선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누차 저를 '그 XX'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그래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내가 참아야 한다고 크게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고 목이 쉬라고 외쳤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한테 선당후사를 얘기하는 건 매우 가혹한 것이다. 선당후사란 대통령 선거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서 '이XX' '저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여러분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다"며 'XX' 발언 당사자가 윤 대통령임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 도중 울분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같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상 윤 대통령과 윤핵관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어서, 여권 내홍이 더욱 악화일로를 치닫게 되는 양상이다.

특히 대선에서 자신이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니며 지원했다고 주장하며 개인적 문제(당 윤리위의 성비위 중징계)를 대통령의 국정수행과 연관지어 공세를 취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합당한 처사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표는 취임 100일을 앞둔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성적에 대해서도 "한 25점, 지난주 갤럽 수치"라고 비꼬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내가 정치 지도자들을 만나는 거에 목매는 것도 아니고 실질적인 얘기를 하기 어려울 거라고 본다"고 거부 의사도 밝혔다. 윤 대통령이 먼저 사과하고 손을 내민다면 모르겠지만 화해의 제스처를 먼저 보이진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는 남자들끼리는 술 먹다 과격해지면 ‘XX’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한 '100년 만에 나올 만한 당대표', 그리고 'XX'를 조합하면 '100년 만에 나올 만한 XX'라는 표현에 마음이 멀어졌다는 주장도 펼쳤다.

여당 당대표를 지낸 인사가 현 대통령을 겨냥해 ‘조언 또는 제안’이나 ‘부분 쓴소리’가 아닌 원색비난하며 공세를 취한 것은 우리 정치사에서 초유의 일이라는 평가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수행 지지율(긍정)이 30%대 초반 또는 20%대까지 떨어져있는 윤 대통령으로서는 경제·외교안보·민생 등 복합위기 극복을 위한 총력을 기울여야 할 어려운 시기에 여당 전 대표 공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관리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더해 이 전 대표가 선당후사 차원에서 비난을 자제하고 대화를 통한 내홍 수습에 나설 기미가 보이지 않아 더욱 난감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16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지난달 초 대통령실 측과 당대표직 자진사퇴 시기를 조율한 중재안이 오갔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누가 그 얘기해서 저는 듣자마자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또다시 공세를 취했다.

그는 '이 제안을 한 사람은 대통령실의 뜻을 전달받고 제안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여러 주체가 있었다"고 답했다. 연일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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