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순호, 인노회 활동하다 잠적, '대공공작요원'으로 경찰 특채"
"경찰 '끄나풀'로 노동운동 동료들을 밀고한 공로로 특채 의심"
정의당 "임명권자인 행안부 장관, 의혹 실체 규명, 책임있는 조치 취해야"
이상민 "몰랐다, 30년 전 개인일"...윤희근 "(의혹 관련 내용) 알고 추천하지 않았다"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 행정안전부 경찰국에서 열리는 기자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8일 행정안전부 경찰국 초대 국장으로 임명된 김순호 치안감의 경찰 입직 경위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김순호 경찰국장은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 부활을 상징한다"며 거센 공세를 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경찰국장으로 임명된 김순호 치안감이 과거 경찰의 '끄나풀'로 활동하며 노동운동 동료들을 밀고한 공로로 경찰에 특채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김순호 국장을 경찰로 특채했던 사람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당시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쓰러졌다'는 거짓말을 지어냈던 홍승상 전 경감으로 확인됐다"며 홍 전 경감과 김 국장의 친분관계를 부각했다.
또 "김순호 국장은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골수 주사파로 더 이상 빠지지 않기 위해 (경찰을) 찾아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도 판결했지만 인노회는 이적단체가 아니다"라며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함께 했던 동료들을 매도하는 김 국장의 태도는 경찰의 '끄나풀'이라는 의심을 더욱 깊게 한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에 더해 "의혹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정부가 김순호 치안감을 앞세워 하려는 일은 경찰조직을 분열시켜 경찰을 정권의 충견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정의당도 "졸속적 경찰국 신설을 밀어붙이더니, 이번에는 '대공공작요원'으로 경찰에 특채된 전력을 가진 김순호 씨를 신임 경찰국장으로 임명하면서 파문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이동영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80년대 말 당시 김순호 경찰국장이 소속됐던 '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인노회)' 활동 정보를 치안본부에 넘기고 '대공공작요원'으로 활동하기 위해 경찰에 특채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게다가 인노회는 2020년 4월 대법원 재심을 통해 이적단체가 아니라는 확정판결을 받았음에도, 김순호 경찰국장은 골수 주사파 활동에서 빠져나오려고 경찰을 찾아갔다면서 석연찮고 납득할 수 없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명권자인 행안부 장관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김순호 경찰국장에 대한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고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촉구했다.
아울러 "30년 전 군부독재의 음습한 공안 그림자가 민주주의와 인권의 수호자로 둔갑하는 위선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순호 국장은 학생운동을 하다 1983년 강제 징집된 뒤 보안사령부의 '녹화사업'(사상전향 공작) 대상자로 관리받았다.
제대 후에는 노동운동단체 인노회에서 활동했는데, 1989년 4월께 갑자기 잠적했고 그 무렵 동료 회원들이 줄줄이 연행돼 국가보안법 등 위반 혐의로 15명이 구속됐다. 같은 해 8월 김 국장은 대공공작요원으로 경찰에 경장으로 특채됐다.
이후 치안본부 대공수사3과에서 업무를 시작해 경찰청 보안5과, 보안4과 등을 거치며 대공수사·보안업무를 담당했다.
인노회 회원들은 그가 이른바 경찰의 '프락치'로 활동하다가 대공요원으로 특채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옛 동료들은 부천 지역 조직 책임자였던 김 국장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까지 경찰이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김 국장은 '소설 같은 말'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 이상민 "몰랐다, 30년 전 개인일"...윤희근 "알고 추천하지 않았다"
한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8일 김 국장의 경찰 입직 경위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몰랐다"며 "30년 전 개인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장관은 연합뉴스에 "제가 얘기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즉답을 피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요구와 관련해 "30년 전 개인 일인데 행안부가 뭐라 할 건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도 김 국장의 경찰 입문 과정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그런 부분까지 알고 추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윤 후보자는 "경찰청장 후보자로서 (경찰국장) 추천 협의과정을 거쳤다"며 "(논란과 관련해) 추후 한 번 더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