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건희 여사 후원업체가 관저 공사, 권력 사유화" 대통령실 "후원 사실 없다"

박홍근 "과거 어느 역대 정부에서도 들어본 바 없는 권력 사유화의 전형"

위성곤 "대통령 관저를 비롯한 김 여사가 찍어내는 업체들이 더 있을 수 있어"

조오섭 "민주당은 국회 운영위 등을 통해 의혹들을 낱낱이 밝히고 책임 물을 것"

대통령실 "기사에 언급된 업체는 코바나 후원 안 해... 감사의 뜻으로 포스터에 이름 오른 것

더불어민주당은 2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계된 후원업체가 대통령실 관저 공사 일부를 맡았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 "과거 어느 역대 정부에서도 들어본 바 없는 권력 사유화의 전형"이라며 "비리와 부정부패의 냄새가 피어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해당 기사에 따르면 관저 인테리어 공사뿐만이 아니라 다른 업체도 김 여사가 다 데려왔다고 한다"면서 "대부분 비공개, 깜깜이 계약인 대통령실 이전 공사 의혹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도 윤 정부 실정을 감추는 데에만 급급한 국회 운영 기조부터 벗어나, 지금이라도 국회 운영위 개최에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이날 한남동 대통령 관저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수의계약한 A사가 코바나컨텐츠가 2016년 주최한 '르 코르뷔지에전'과 2018년 주최한 '알베르토 자코메티 특별전' 후원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또 인테리어 설계·감리용역을 맡은 B사 대표자의 배우자인 C사 대표는 종합건축사사무소인 D에 근무한 이력이 있는데, D사는 2015년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한 '마크 로스코전'과 2016년 '르 코르뷔지에전', 2018년 '알베르토 자코메티 특별전'을 후원한 업체라고 보도했다.
  위성곤 의원도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여사가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할 당시 후원한 업체가 12억 규모의 시공을 맡았고 감리를 맡은 업체도 김 여사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대통령 관저는 가급 국가 중요 시설물로, 국가안전보장 경호 등 보안 관리가 매우 필요한 곳인데 김 여사의 친소 관계에 따라 선정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위 의원은 "대통령 관저를 비롯한 김 여사가 찍어내는 업체들이 더 있을 수 있다. 이에 국민들은 공분을 하고 있다"며 "감사원은 감사를 하고 대통령실은 이에 대한 명명백백 사실을 밝히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묻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인 박용진 의원도 김 여사 비판에 나섰다 "이제 하다 하다 대통령 관저 공사마저 입찰도 아닌 수의계약으로 대통령 부인의 후원 업체가 맡아 하는 나라가 돼버렸다"며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사적 채용 논란, 민간인이 대통령 전용기에 올라탄 사건을 BTS에 비유하는 해괴한 인식에 이어 이제는 예산마저 사적 인연을 위해 활용해놓고 '업체는 철저히 검증했다'는 기상천외한 해명까지 내놓고 있다"며 "이런 게 바로 권력의 사유화이고 불공정이며 몰상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관련 법령은 물론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수의계약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통상적으로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는 경우는 추정금액 4억원 이하의 건설공사 등"이라며 "12억짜리 수의계약을 그것도 대통령 부인을 후원한 업체에 맡기는 것이 상식적인가, 그것이 공정하느냐"고 반문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김건희 여사 후원업체 대통령 관저 공사 수의계약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민주당은 국회 운영위 등을 통해 이같은 의혹들을 낱낱이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김건희 여사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실이 헤어나올 수 없는 의혹과 논란의 늪에 빠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 관저를 대통령 부부의 사적 공간이라고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관저는 법으로 정한 국가중요시설이자 철저한 관리를 위해 소중한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공적 공간"이라며 "국민 혈세는 김건희 여사가 도와준 업체에 마음대로 특혜를 줄 수 있는 쌈지 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실 운영 전반에 관여해서 지인들에게 특혜를 주었다면 이는 전횡이다. 거짓이 더 큰 거짓을 키우기 전에 김건희 여사의 대통령실 운영 관여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거짓 해명으로 숨기려 하다 양치기 대통령실이 되지 말고 더 늦기 전에 이실직고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 대통령실 "기사에 언급된 업체는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한 사실 없어" 반박
  한편, 대통령실이 이날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공사 일부를 김건희 여사와 연관된 업체들이 진행했다는 보도에 대해 "기사에 언급된 업체는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관저 건축은 업체 선정이나 진행 상황이 경호처의 철저한 검증과 감독하에 이뤄지는 보안 업무라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 없는 점을 이해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오마이뉴스 보도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A, B, C사가 모두 후원과 관련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 업체들은 당시 전시회를 할 때 인테리어 공사를 했던 업체들"이라며 "그 업체들은 공사를 했고 대금을 받았다. 포스터에 이름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후원 업체로서 이름이 오른 건 감사의 뜻에서 올린 것이지 후원을 해서 올린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코바나컨텐츠 전시 업무를 했던 업체들이 관저 공사에 참여한 건 맞느냐는 질문엔 "정확히 확인해드릴 수 없다.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을 분리해야 할 것 같다"며 "기사에서 코바나컨텐츠가 업급됐기 때문에 그 업체들이 후원한 사실이 없단 걸 확인드린 것이고 어느 업체가 관저 공사를 하느냐는 보안사항이기 때문에 공개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전 정부에서도 경호처나 대통령실(청와대) 발주 공사가 다 공개되진 않았다"며 "일부 보도가 잘못된 것이고, 경호처의 일부 공사가 공개돼 있을 뿐 보안상 시급하고 중요한 공사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안상 이유, 시급성 등이 있을 경우 수의계약을 할 수 있고 수의계약은 공개하지 않는 게 법에 나와 있다. 원칙을 따르고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