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제조업 PMI 52.8…공급망 병목 완화 징후 보여

미국 제조업 활동이 다소 둔화하며 2년 만에 최저치로 낮아졌으나 공급망 병목 현상이 완화되는 등 물가상승세가 최고조에 달했음을 보여준다고 로이터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7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8로 떨어져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PMI는 53.0이었다.

PMI가 50을 넘기면 경기확장, 50을 밑돌면 경기위축을 뜻한다. 제조업은 미국 경제의 11.9%를 차지한다.

티모씨 피오레 ISM 제조업 조사위원회 의장은 3개월 연속 고용 계약 상황을 소개하며 "기업들이 계속 고용하고 있다"며 "고용 동결, 인력 감축 등의 징후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예상치(52.0)보다 높은 PMI를 보건대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했음에도 경제가 침체를 겪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면서도 기업들이 신규 주문에 대한 우려 때문에 너무 많은 상품을 생산해 재고 부담이 커졌다고 밝혔다.

푸자 쓰리람 뉴욕 바클리즈 경제분석가는 "소비재 수요가 가라앉는 가운데 대유행 이후 회복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향은 올해 말 제조업 분야의 경착륙 위험성을 키운다"면서도 "전반적인 PMI가 경기침체를 뜻하려면 더 하락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6대 제조업 가운데 4개 업종인 석유·석탄, 컴퓨터·전자제품, 운송장비, 기계장비 등은 지난달 다소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다소 둔화했으나 여전히 높은 물가가 제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학제품 제조사들은 "물가상승이 사업을 둔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식품 제조사들은 "많은 고객이 재고를 줄이기 위해 주문을 철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섬유 제조사들은 "계속된 납품과 인력 문제가 수익률을 잠식하고 있다"고 했다.

ISM이 집계한 7월 신규 주문 지수는 지난달 49.2에서 48.0으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 영향으로 앞으로 몇 달 동안 제조업 경기가 더욱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 같은 유통업체들은 높은 물가상승으로 인해 소비자가 이윤이 낮은 식품 쪽에 돈을 쓰고 있어 다른 제품 쪽의 재고가 넘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공급망 병목 현상이 완화되고 있어 도매 물가상승세가 줄어드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ISM 배송속도 지표는 지난달 57.3에서 55.2로 떨어졌다. 이 수치가 50을 넘으면 배송속도가 지연되고 있음을 뜻한다.

제조사 가격지수는 전달 78.4에서 60.0으로 하락했다. 이는 2020년 8월 이후 최저 수준.

제임스 나이 틀리 뉴욕 ING 경제분석가는 "이런 상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좋은 소식으로 금리인상을 2023년 말까지 계속할 필요가 없다는 증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저물가로 상황이 바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에 조사된 고용지표가 49.9로 상승하긴 했으나 제조업 고용난이 계속되고 있어 3개월 연속 위축세이다.

5월 말 기준, 일자리 1130만개가 채워지고 있지 않으며 실업자 1명당 일자리 2개가 있는 상황이다.

콘래드 드쿼드로스 뉴욕 브레인캐피털 경제분석가는 "이번 보고서는 공급자 측에 수요를 따라잡을 기회를 주고자 하는 연준의 희망과 일치하지만, 제조업은 여전히 여러 부족 문제에 곤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