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동승계된 대표 직무대행만 사퇴? 도대체 무슨 말인가"
김용태 "당대표 '사고'시 직무대행은 원내대표, 다음 고득점자순으로 최고위원들이 맡아"
정미경, 최고위원 연쇄 사퇴 "설마설마했는데 이준석 내쫓으려는 것"
"이준석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한 비대위로 가기 어려워"
◆…당 대표 직무대행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외부일정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정미경 최고위원과 김용태 최고위원도 권 직무대행이 비대위 전환을 위한 직무대행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원내대표직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자 압박에 나섰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수가 없다"며 "원내대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동승계된 대표 직무대행만 사퇴하겠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시장은 "원내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전체가 누더기가 되어 당원과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한 지금 지도부 총사퇴 하시고 새로이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비상대권을 주어 이준석 대표체제의 공백을 메꾸어 나가는게 정도가 아닌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준석 대표의 사법적 절차가 종료되는 시점에 이르면 이 대표의 진퇴는 자동적으로 결정 될 것이다. 그때까지 잠정적으로 원내대표 비상체제로 운영하다가 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는 게 공당의 바른 결정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꼼수에 샛길로만 찾아 갈려고 하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꼬집었다.
김용태 최고위원도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당대표 직무대행을 하는 건데 원내대표는 유지하고 당대표 직무대행을 내려놓는다? 그건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지난 주말 간 (당이) 안정화가 못 되고 있고 본인이 직무대행을 버거워하는 것 같으니 이제는 원내대표 직도 내려놓아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헌 29조 2항에 당대표 '사고'시에 직무대행은 원내대표, 다음에 고득점자순으로 최고위원들이 하게 돼 있다"며 "예를 들어 대통령 사고 상황에 국무총리가 '저는 국무총리직은 유지하고 직무대행은 안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나. 이제는 원내대표도 사퇴하셔야 된다고 본다"고 날선 지적을 했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사실은 원내대표를 내려놓으면 직무대행은 그냥 내려놓아지는 것"이라며 권 직무대행을 겨냥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금 윤리위에서 이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이 이미 내려져 있고 그것을 의총에서도 받아주고 그다음 지도부에서 받아서 당헌당규 검토해서 직무대행 체제로 가는 것으로 됐다. 그거를 또 다시 뒤엎고 비대위로 가려고 하는데 최고위 기능 상실시키기 위해서 다 한다고 해도 이준석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한 사실 비대위로 가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헌당규상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는 사람이 오직 당대표 또는 권한대행이므로 직무대행인 권성동 원내대표에는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배현진·조수진·윤영석 등 최고위원의 연쇄 사퇴를 두고 "이제 하다 하다 안 되니까 최고위 기능을 상실시키려고 순번을 정해놓고 한 사람씩 사퇴한다"며 "처음엔 설마 설마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이 대표를 쫓아내려고 하는 거였구나. 그게 다 드러났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들도 이제 다 아시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배후설에 대해선 "이걸 확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아무튼 어떤 세력이 힘으로 세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을 다 느끼고 보고 있지 않나. 지금 '윤핵관'으로 불리는 분들이 그렇게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당 대표 직무대행 사퇴에 이어 원내대표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전환과 관련해 당헌당규 해석에 이견이 많은데 입장이 정리됐나', '홍준표 시장의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등 질문에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권 원내대표는 초·재선에 이어 3선 이상 중진 의원 간담회를 거쳐 이날 오후 3시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체제 관련 당내 총의를 모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