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후보 등록 거부'에 박지현 "비겁하고 또 비겁하다"

민주당 선관위 담당자 "당직 선출 규정에 따라 피선거권 자격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박지현 "파쇄하든지 접수하든지 그건 당에서 처리할 일"

"오늘 이재명 후보도 저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했다"

"우상호 위원장도 제 출마가 전당대회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당대표 출마를 위해 후보 등록에 나섰지만 서류 제출 자체가 거절돼 무산됐다.

앞서 민주당은 '입당 6개월'의 당대표 후보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박 전 위원장의 예외적인 출마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접수 거부는 부당하다. 민주당은 접수조차 받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며 "비겁하고 또 비겁하다"고 반발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국회 의원회관 348호를 찾아 민주당 전당대회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려고 했으나 피선거권 자격 미비를 이유로 접수처에서 서류 제출이 거부당했다.

이날 박 전 위원장이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하려 하자, 민주당 선관위 담당자는 "당직 선출 규정에 따라 피선거권 자격 요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서류 접수 자체를 진행할 수 없다"며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이 "서류를 받아보고 (자격 요건이 있는지 없는지)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선관위 담당자는 "당직 선출 규정에 따른 자격 미비인 부분은 저희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답했다.

결국 박 전 위원장은 "받아보시고 당이 알아서 해달라"면서 "파쇄하든지 접수하든지 그건 당에서 처리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후보 등록 서류가 담긴 봉투를 남겨둔 채 접수 사무실에서 나왔다.

박 전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접수를 받지 않을 것이란) 내용은 어느 정도 전달받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생각을 많이 해보려 한다"며 "일단 책을 집필하고 천천히 생각하려 한다"고 했다.

이후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겁하고 또 비겁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접수거부는 부당하다. 민주당은 접수조차 받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 비겁하다"고 했다. 이어 "당 선관위는 제가 접수한 서류를 정상적으로 심사해주시고 서류 반려든 무엇이든 결과를 저에게 통보하라"며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선관위가 무슨 자격으로 당원 개인정보 등을 미리 살펴봤다는 것인가"라며 "심사하고 결과를 통보하면 될 것을 문전박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시스템과 질서를 지켜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오늘 이재명 후보도 저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했다"며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의 말이니 당 지도부가 무게 있게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우상호 위원장도 제 출마가 전당대회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며 "두 분 다 내가 거부한 것이 아니라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발언이 아니라면 현명한 판단을 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규에 정해진대로 규칙에 따라 제 출마 서류를 심사하고, 제 출마를 당무위에서 달리 정할 수 있는 사안인지 최종적으로 판단하라"며 "당당히 심사하고 자신있게 결론내 알려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