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정치권력이 아티스트 동원할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 혹은 그 이전의 사고방식"
"BTS동원? UN이 초청한 것...대중문화에 대한 정치권력의 몰이해"
"고용계약이 되지 않은 민간인 신분의 사전답사, 대단히 심각한 보안유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백서 발간 기념 국정과제위원회 초청 오찬에 참석하며 탁현민 의전비서관에게 보고받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7일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에 일반인 지인 동행 논란과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도 BTS를 수시로 동원하지 않았느냐'고 발언한 것을 두고 "무지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제가 있는 인식이다. 여전히 정치권력이 대한민국의 아티스트를 동원할 수 있다, 이거는 거의 박정희 대통령 혹은 그 이전의 사고방식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설사 동원을 한다고 해도 어떤 개인을 위해서 하는 건 아니고, 본인들의 동의 없이 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BTS가 수시로 해외 방문할 때마다 같이 갔었다? BTS가 뉴욕에 갔던 건 UN이 초청해서 간 것"이라며 "사실관계도 잘못 알고 있고, 아마 알고도 이렇게 얘기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중문화에 대한 정치권력의 몰이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스페인 마드리드 일정에 대통령실 이원모 대통령인사비서관 부인 신모씨가 동행해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전날 KBS 라디오에서 "필요하면 일부 민간인도 데려갈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도 대통령 행사 때 보면 뭡니까, 우리 유명한 가수, 문재인 대통령 때 보면 수시로 동원하지 않느냐. BTS"라고 말한 바 있다.
탁 전 비서관은 "일단 사전답사에 민간인 신분에 그것도 고용계약이 되어 있지 않은 지금 무보수로 갔다는 것인데, 저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사전답사는 대통령이 해외에 갔을 때 갈 수 있을지도 모를 여러 현장들을 다 살펴보는 것이다. 역사를 빗대면 사초를 만드는 거랑 똑같다. 다른 어떤 것보다 보안이 유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지 외국에서 하는 것이라 그 나라와의 관계도 살펴봐야 되고 고려할 지점이 많다"며 "아무 권한과 책임이 없는 민간인 신분의 누군가가 정부의 공식 합동답사단으로 가서 대통령의 일정을 한 달 전, 혹은 몇 주 전에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건 대단히 심각한 보안유출"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6일) "(스페인에서 진행된) 행사 전체를 기획하고 사전답사하는 업무를 맡기기 위해 그분에게 저희가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며 "민간인이지만 민간인 신분으로 이 행사에 참여한 게 아니다. 수행원 신분인데, 민간인이기 때문에 '기타 수행원'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또 "신씨는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다"며 "행사기획이라는 것이 전문성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 부부의 의중을 잘 이해해야 한다. 신씨가 김건희 여사를 수행하거나 김 여사의 일정을 위해 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해외순방 행사에서 대통령이나 여사님의 취향을 반영하는 게 우선순위가 될 수 없다고 본다. 해외순방 행사는 상대 국가가 있는 행사기 떄문에 프로토콜이 어느 행사보다 중요한 행사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상의 취향을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기타수행원 자격'에 대해서도 "업무상 통상적으로 쓰는 용어는 아니다"며 "기타수행원이라는 이상한 말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 잘 쓰지 않는 표현을 굳이 꺼내서 하는 이유도 참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공식수행원은 주로 장관급들, 실무수행원은 말 그대로 실무를 하는 비서관부터 행정관들, 외교부 직원들, 대사관 직원들 전부 실무수행원이다. 특별수행원은 예를 들어 BTS 같은 경우, 우리나라 재계 대표들, 특정 목적으로 어떤 순방에 따라오는 국회의원들, 그런 분들을 특별수행원이라고 한다"며 "지금 이분은 실무적인 일을 했고 굳이 따지자면 실무수행원에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