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정치사회 > 정치

尹대통령 '국기문란'에 일선 경찰 "경찰 잘못했을까 의심...벌주기는 맞아"

  • 보도 : 2022.06.24 14:33
  • 수정 : 2022.06.24 14:33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 "과연 경찰이 잘못했을까 의심, 혼란스럽다"

경찰지원조직 신설방안 "'장악조직' 아닌가...91년 경찰청 독립시킨 이유 사라져"

"경찰 지휘부, '님의 침묵' 한다...'치안정감 인사' 축하 댓글 삭제, 일종의 항의 표현"

조세일보
◆…지난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제복을 입은 한 경찰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반대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국기문란'이라며 강하게 질타한 것에 대해 현직 경찰이 "이게 과연 경찰이 잘못했을까 의심이 들고 혼란스럽다"며 답답한 심경을 나타냈다.

류근창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은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매우 처음 있는 일이다. 저보다 오래 (근무)하신 선배들한테 여쭤봐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한다. 저희도 되게 답답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3일 경찰의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과 관련해 "아직 대통령 재가도 나지 않고 행정안전부에서 검토해서 대통령에게 의견도 내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인사가 밖으로 유출되고, 이것이 또 언론에 마치 인사가 번복된 것처럼 나간 것"이라며 "아주 중대한 국기문란, 아니면 어이없는, 공무원으로서 할 수 없는 과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치안감 인사를 번복해 '경찰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라 경찰이 이례적으로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의 결재도 없이 인사 발표를 강행했다가 뒤늦게 바로 잡은 것이라며 일각에서 나온 경찰 길들이기라는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이번 일을 '경찰 길들이기' 내지 '군기 잡기' 차원이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 류 경감은 "'길들이기'라는 표현이 가능하겠지만 저는 벌주는 거는 맞다고 본다"며 "인사발령을 한밤에 해놓고 다음 날 가라는데 밤에 짐을 싸야 되고 잠도 못 자고 바로 또 부임지로 가야 된다. 이건 벌주는 거 아닌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말 잘 들으라는 거다. 부모님이 애 벌주는 게 말 잘 들으라고 벌주는 거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추진을 강하게 비판하며 김창룡 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을 경찰 내부망에 올린 이유에 대해선 "경찰 내부는 뒤숭숭하다 못해 매우 혼란스럽다"며 "경찰 자존심이 지금 밑바닥까지 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누구도 여기에 대해서 말씀을 하시는 지휘관들이 안 계신다. 그래서 그에 대한 서운함과, 지금 임기가 한 달밖에 안 남았으니까 이 시기에 용퇴를 하시면 그나마 남은 자존심이라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글을 올렸다. 죄송한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경찰 내부망에는 번복된 '치안정감 인사' 공지글에 달았던 축하 댓글이 잇따라 삭제됐다는 보도에 대해 "그건 사실이다. 치안감 인사 발령이 나면 '영전을 축하합니다' 그런 댓글들이 많이 달린다. 그런데 항의의 표시로 댓글을 작성하고 삭제시켜 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태에 대해서 침묵을 계속하고 있으니까 우리도 그 침묵으로 댓글을 표현한 것"이라며 "(일종의) 시위라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에 대해 경찰 안팎의 반발이 확산되는 가운데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까지 잇따르자 일선 경찰들은 이번 사태에 침묵하는 경찰 지휘부에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가 내놓은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지원조직 신설 방안에 대해 "지원조직보다는 장악조직으로 보인다. 그건 변함이 없다"면서 "70년대, 80년대 암울한 시대를 거쳐 91년 국회 합의를 거쳐 경찰청으로 독립시킨 그 이유가 다 사라져버린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찰 지휘부의 대응 태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불만이 많다. 완전 님의 침묵이다. 일선에 근무하는 하위계급인 경감인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우리가 알아서 책임질 테니 너희들은 일 열심히 해라'는 게 지휘관들의 자세 아니겠나. 하위직들은 거의 전쟁 같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뒤에서 작전 명령을 하지 않고 그냥 먼 산 바라보고 있다. 매우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경찰의 대응 방안에 대해 "권한쟁의 심판청구보다 차라리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아예 입법으로 행안부 장관은 치안사무를 할 수 없다고 못 박아주시면 제일 편하다"며 "모법을 확실하게 바꿔야지 시간만 낭비되고 갈등만 심해진다"고 답했다.

아울러 "검찰하고 경찰은 다른 게 뭐냐 하면 시민분들 전체 한 1% 정도가 검찰청하고 관련이 있을까. 대부분의 국민들은 경찰과 관련이 있다"면서 "저희도 일을 통해서 성과를 성취하게 된다. 그게 바로 승진이 될 수가 있고 누구의 개입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일을 해야 된다. 시민들한테 잘하는 조직이 돼서 신뢰를 받고 내가 출세하고 성공하면 좋은데 시민들한테 잘 보이기보다는 행안부 장관 한 분들한테 잘 보이는 게 출세하기 좋게 된다. 자부심이 흔들리면 일도 흔들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출생 :
  • 소속 :
  • 학력 :
  • DID :

상세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