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비판 일자 일부 지방의회 연수 철회
국외출장심사위원회 강화 등 시스템 개선 필요
◆…"연수활동 중 혈세낭비 행위 금지" 내용을 담은 자정 결의문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잠잠했던 지방의회 의원들의 국내외 연수가 임기 10여일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연수 참여자 중에는 6·1 지방선거에 불출마했거나 낙선한 의원들도 포함돼있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일부 지방의회는 연수계획 자체를 취소했다.
전국 지방의회들에 따르면 서호대 경주시의회 의장은 경주시와 자매결연한 나라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기 위해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일본 나라시(市)를 방문한다. 당초 명예시민증 수여 대상이 아닌 시의원 3명도 동행할 예정이었으나 논란이 일자 경주시의회는 시의원 3명의 일정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서구의회에서도 전체 의원 9명 중 8명이 27일부터 2박 3일간 '특별 세미나' 명목으로 제주도 연수를 떠날 예정이었으나 시민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연수 계획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수성구의회 의원 2명은 20일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연수를 떠났다. 의원들에게는 1인당 70만~80만 원의 교육비가 책정됐다.
대전시의회 권중순 의장은 이달 말 울릉도와 독도 방문을 계획중이었으나 비판이 일자 취소했다. 3명의 대전시의원은 20일 대전시 협력도시인 베트남 빈증성으로 출국했다. 이들은 이번 지방선거에 전원 낙선하거나 불출마한 의원들이다. 의원들의 경비는 1인당 약 189만원이 지급됐다.
앞서 지난 15일 시·도의회 의장 11명과 수행원 등 23명으로 구성된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3박 4일 일정으로 몽골 울란바토르를 다녀왔다.
항공료 숙박비 등 의장 11명의 경비는 협의회에서 부담했고 의장 수행 직원 경비는 해당 시·도의회에서 각각 부담했다. 출장 목적은 몽골 관광부와 시·도의회의 교류협력 확대지만 낙선하거나 불출마한 의장들이라는 점에서 명분이 떨어진다.
◆…임기 말 지방의원들 외유성 연수 항의 사진:연합뉴스
그밖에 경기 의정부시의회와 광주시의회 등에서도 이번 지방선거에 불출마했거나 낙선한 의원 상당수가 제주도 연수를 다녀와 비난을 받고 있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다녀오려면 민간인들로 구성된 ‘국외 출장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고, 귀국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출장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난 5월 안양시의회의 일부 의원들은 단체 국외출장을 추진하다 심사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 심사위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아 출장의 필요성, 시기의 적시성 등을 이유로 안건을 부결시켰다.
학계와 시민단체들은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연수를 근절하려면 심사위원회 기준을 강화하고 상임위·주제별 연수 추진, 연수별 출장비 신청제 등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