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22일(현지시간) CNN,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유류세 면제가 (가계의) 모든 고통을 줄이지는 않겠지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연방 유류세보다 더 높은 세율이 부과되는 주(州) 유류세도 일시적으로 면제해줄 것을 각 주에 촉구했다. 이어 정유업계에는 정유시설 가동을 늘려 석유제품 공급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유류세 한시 중단으로 "미국인들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충격에서 일시적으로 숨 돌릴 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휘발유에 대한 연방유류세는 갤런(3.78L)당 18.4센트, 경유의 경우 24.4센트부과되며, 백악관은 연방과 각 주의 유류세 면제분이 그대로 가격에 반영될 경우 약 3.6%의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백악관은 유류세 면세분을 즉각 가격에 반영하고 정유업체에 대해 원유 처리 능력을 확대하도록 요구함으로써 휘발윳값을 갤런당 최대 1달러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외신들은 공화당 의원들은 물론 민주당의 일부 위원들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며 해당 법안이 의회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날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의회 차원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모호한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국제유가가 치솟던 지난 2008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세 면제 주장에 대해 "정치인들의 보여주기식 정치적 술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도 해당 법안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경제정책학 교수는 유류세 면제가 소비자들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채 석유 업체들에만 수십억 달러의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갤런(3.78L)당 18.4센트의 감소분의 대부분은 정유업계가 가져갈 것이며 실제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단 몇 센트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퍼먼 교수는 또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정제 용량을 늘려야 하는데, 정유사들의 생산확대 여력이 이미 바닥난 상황에서 유류세 임시중단으로 수요가 늘어나면 유가가 더 뛰어올라 정유사들에만 이득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글로벌상품리서치 책임자도 유류세 일시면제가 결국에는 소비 수요만 부추길 것이라면서 높은 가격이 수요를 낮추도록 시장에 맡겨 둬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유류세 임시면제를 통한 유가인하는 그저 임시변통일 뿐 시장 수급 불균형의 펀더멘털을 손 보는 것이 아니어서 왜곡만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