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구체적 현안에는 소이부답"
“우상호 비대위원장, 최적임자라고 생각”
"대통령의 말씀은 정제돼야...일주일에 한 번으로 줄여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KBS '일요진단'출연 사진:KBS '일요진단'화면캡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2일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의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윤 대통령 한 달 만에 어느 여론조사가 보도된 것을 보면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이 고문이 1등"이라며 "당권 도전의 결정은 이재명 의원이 민심과 당심을 잘 살펴서 본인이 결정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특정인의 출마를 반대한다,해야 된다'라는 얘기는 불난 집에 휘발유 끼얹는 역할이기 때문에 (언급을) 자제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최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내분에 휩싸여서 매일 싸우고 있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박 전 원장은 문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가 앞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 윤석열 대통령도 잘하시도록 협력하자. 그러나 야당으로서 할 일은 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좀 잘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의 말씀을 하셨고, 구체적으로 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리니 그냥 소이부답 하셨다"고 덧붙였다.
박 전 원장은 민주당이 '우상호 비대위' 체제를 띄운 것에 대해서는 "현재 비대위원장 카드로는 우상호 위원장이 최적임자"라며 "전당대회를 무사히 잘 치러서 진짜 국민의 기대와 당원들의 기대를 충족할 좋은 당 대표를 만들어내는 역할이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
대선·지방선거 과정에서 분출했던 '86(80년대 학번·60년대생)세대 용퇴론'과 관련해서는 "전쟁 때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 그리고 그분들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느냐"며 "집단으로 '86세대는 나가야 된다'는 것은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그런 말씀들을 하신 것이 여러 가지 패인 중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남북 관계 최고 전문가로서 현재 북한 상황에 대해 질문하자 "여러 가지 견해를 지금은 말하지 않는 것이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정원과 국정원 직원들을 위해서 할 일이다"라며 답을 피했다.
앞서 박 전 원장은 11일 '국정원 X파일'을 언급한 데 대해 국정원이 공개적으로 반발하자 사과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의 평가에 대해 "기존의 관성과 권위를 타파하는 모습은 신선하다. 매일 아침 들어가시면서 기자들 만나서 한 마디씩 하시는 것도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대통령의 말씀은 정제돼야 된다. 일주일에 간담회를 한 번씩 하고 좀 정제됐으면 좋겠다"며 "(윤 대통령 말씀이) 몇 번 좀 실수같이 들렸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의 인선에 대해선 "검찰 공화국을 만들어나가면 안 된다"며 "역대 정권에서 균형인사를 했는데 실력 위주라며 어떤 특정 지역을 배제해 버리면 또 고립과 갈등이 조장된다"고 조언했다.
